손예진과 경수진의 싱크로율은 90%이상이다. 웃을 때 살짝 내려가는 눈꼬리와 뽀얀 피부, 조막만한 얼굴까지 손예진과 신기할 정도로 닮았다. 고운 얼굴뿐 아니라 우아하고 여린 이미지와 나긋한 목소리톤도 인상 깊다. 배우로 조금 늦은 출발을 했지만, 경수진은 짧은 등장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며 배우로 가능성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적도의 남자'에서 이보영 청소년기 역,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속에선 조인성의 첫사랑 캐릭터, 그리고 '상어'의 손예진 청소년기 역으로 급성장을 하더니 이젠 주연까지 따냈다. 지난달 24일 첫 전파를 탄 KBS 2TV 아침극 'TV소설 은희'(평일 오전 9시)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20대인데 '성인 아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데뷔작 '적도의 남자'에서 이보영 선배의 고등학생·대학생 시절을 연기했는데 그 이미지가 강해서 계속 성인 아역 섭외가 들어오는 것 같다. 어린시절을 연기하기엔 늙은 나인데 어리게 봐주시니 감사하다.(웃음) '상어' 손예진 선배의 아역으로 이름을 알려서 개인적으로는 기분 좋다. 하지만 괜히 폐를 끼친 것 같아 선배께 죄송하다. 이젠 성인 아역보다 내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고 싶다."
-손예진과 많이 닮았다.
"선배는 내 롤모델이다. 그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기쁘다. 출연작은 모두 챙겨보며 표정,말투 등을 따라하며 연습했다."
-한참 어린 연준석과도 정말 잘 어울리더라.
"나보다 8살 어리지만 연기자로서는 8년 선배다. 연기를 참 잘하는 친구다. 특히 눈빛 연기가 좋은 것 같다. 눈이 말을 하는 것처럼 다양한 표현을 하더라. 나도 모르게 감정 몰입이 잘 됐다. 준석이는 나이 많은 누나와 로맨스 연기를 하느라 몰입이 잘 안 됐을 거다.(웃음)."
-'은희'는 데뷔 2년 만의 첫 주연작이다.
"성격이나 취미가 극중 은희와 비슷해서 캐스팅 된 것 같다. 은희는 뛰어난 재봉틀 실력으로 성공을 하는 캐릭터다. 난 쉴 때 재봉틀을 이용해 아버지 넥타이나 고양이 용품, 내 셔츠 등을 만든다."
-선배 배우들이 많은데 불편하진 않나.
"반효정 선생님과 김혜선 선배 등 훌륭한 분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살아있는 공부다. 좋은 기회다. 부담감도 크지만 '열심히 잘하자'는 마음으로 촬영 중이다."
-데뷔가 늦은 편이다.
"성인이 되고나서야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중·고등생 시절부터 배우가 되고 싶기는 했지만, 기회가 없었다. 고교 졸업을 하고 5년 동안 전화 상담원·초밥집 서빙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돈을 모았다. 그 돈으로 생활도 하고 MBC 연기 아카데미에 등록해 연기를 배웠다. 집 사정이 어려워져 돈을 벌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성인이 된 뒤 부모님께 손 벌리는 건 부끄러운 짓이라고 생각했다. 연기학원에서 알게된 선생님 덕분에 연예계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힘든 시간들을 보내며 배우에 대한 열망도 더욱 커졌던 것 같다."
-지난 2년 동안 남자배우 7명의 첫사랑 역을 맡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파트너는.
"당연히 조인성 선배다. 제대 후 외모도 더 멋있어지셨더라. 선배와 눈빛을 주고받는 장면도 좋았고 오토바이를 함께 타는 신도 좋았다.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아 선배의 허리를 안았는데 설레서 죽는 줄 알았다."
-여성적인 취미를 갖고 있더라.
"재봉틀질 뿐만 아니라 뜨개질과 요리도 즐겨한다. 지인들의 생일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으면 파운드 케이크나 쿠키 등을 구워 선물한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아 어머니가 음식을 만드실 때 옆에서 보고 배웠다. 아직 맛은 보장할 수 없지만 다양한 요리를 시도 중이다."
-연기의 매력.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부딪힐 때 재미를 느낀다. 극복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한계를 넘어설 때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하다."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
"나문희·고두심 선생님을 정말 존경한다. 함께 연기하는 것 만으로도 영광일 것 같다. 하정우 선배, 그리고 내 이상형인 공유 선배와도 함께 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