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위가 2006년 이후 7년 만에 신보 'Mirrorview'를 내놓았다. 팀의 기둥인 신대철의 나이가 마흔 여섯. 전작을 삼십대의 끝자락에 냈고, 새 앨범은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 발표하는 셈이다. 근데 음악은 전혀 나이 들지 않았다. 기타 플레이는 더욱 빠르고, 강렬하고, 묵직하다. 정통 하드록 장르를 유지하면서도 트렌디한 느낌이 전체 앨범을 관통한다. 리더 신대철이 나이를 거꾸로 먹는 느낌까지 든다.
신대철 특유의 경쾌하면서도 묵직한 기타 리프는 역시 앨범을 즐기는 첫 번째 묘미다. 6곡에서의 느낌이 전부 달라, 지루할 틈이 없다. 왼쪽 귀와 오른쪽 귀를 번갈아 가며 때리는 기타 사운드에 매혹되다보면 '거장'이라는 두 글자가 떠오른다.
새 앨범이 젊어진데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보컬 윤지현의 합류도 큰 몫했다. 기존 임재범·김종서·김바다 등 시나위 대표 보컬리스트와 색깔이 전혀 다르다. 무거운 느낌은 없지만, 대신 뾰족하게 날이 섰다. 랩인지 노래인지 알 수 없이 내뱉는 가사 하나하나가 귀에 꽂힌다.
특히 'I Never Bow Down'에서 영어로 부른 가창이 매혹적으로 들린다. 전체적으로 새 앨범은 기존 시나위의 묵직한 하드록 사운드는 유지하되, 일렉트로닉 신스까지 조화를 이뤄 트렌디하고 경쾌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살짝 공개했던, 실험적인 음악들을 고스란히 앨범에 옮겨왔다. 메탈과 신스가 결합한 'I Never Bow Down' 같은 곡들은 젊어진 시나위의 현재와 미래를 대변하는 곡으로 들린다.
가사에서는 저항 정신이 돋보인다. 슬픔과 외로움을 이야기한 '슬픔의 이유' 같은 넘버도 있지만, '미러 룸'에서는 '거울 속에 비친 미친 얼굴 지우고 싶어…넘어가지 못할 벽이라면 부수고 싶어…두려움 속에 감옥 탈옥해야 느낄 수 있어'라고 울부짖는다. 또한 '그건 아니야'에서는 '그건 아니야 라고 말해봐 그래야 쓰레기로 취급 받지 않는 거야'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시나위는 지난달 31일 미니 앨범 'Mirrorview' 음원을 먼저 공개했고, 2일에는 앨범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에는 '슬픔의 이유'를 타이틀곡으로 총 6곡이 담겼다. 특히 1986년에 발표한 1집 타이틀곡 '크게 라디오를 켜고'의 21세기 버전 등은 전율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후배 뮤지션인 게이트플라워즈의 박근홍, 로맨틱펀치의 배인혁, 피아의 옥요한·양혜승, 내 귀의 도청장치의 이혁, 블랙독의 주강훈 등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시나위는 4일 지산월드락페스티벌 메인 스테이지를 통해 공식적인 팬들과의 첫 번째 만남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