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는 지난해 데뷔한 2년차 그룹. 대한민국 걸그룹 중 처음으로 완전체 AOA와 두 개의 유닛 화이트·블랙으로 팀을 나누는 독특한 컨셉트를 선보였다. 신선하다는 반응. 하지만 대박까지는 거리가 있었다.
두 가지 컨셉트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기에는 무대가 부족했다. 신곡 '엘비스''겟아웃'으로 활동했지만, 댄스 그룹 AOA와 걸밴드 AOA블랙이 한 주씩 번갈아 가요 프로그램 무대에 서야했다. 팀의 정체성을 알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폭발력도 크지 않았다.
소속사는 이번엔 '선택과 집중' 쪽을 택했다. 두 가지 컨셉트를 동시 선보이는 대신 AOA블랙(지민 22·초아 23·유나 21·유경 20·민아 20)으로만 신곡을 내놓았다. 컨셉트도 확실하게 잡았다. 타이틀곡 ‘모야’는 레게 리듬에 동양적인 멜로디가 조화를 이룬다. '뽕필'까지 느껴질 만큼, 멜로디가 귀에 착착 감긴다. 한 두번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게 되는 곡. AOA블랙은 "부모님들이 우리가 데뷔한 걸 까먹고, 언제 데뷔하냐고 물어볼 정도다. 이번 활동에 팀의 사활을 걸었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한다.
-1년 동안 어떻게 지냈나.
"싱가폴에서 쇼케이스를 했다. 컴백 전에는 일본에서 쇼케이스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우리를 알리려고 간 자리인데, 벌써 알고 있는 팬들이 많아서 놀랐다."(지민)
"연습에 연습이었다. 데뷔 활동 모니터를 많이 했는데 역시 많이 부족하더라. 즐기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밴드로 나오게 되면서 실력을 더 보여주고 싶었고 음악적으로 노력해야 했다."(민아)
"1년 만에 다시 데뷔하는 느낌이다. 부모님도 '너네 데뷔 언제하니' 그런다. 우리가 지난해 데뷔한 걸 까먹으신거다. 그래서 더욱 사활을 걸었다."(초아)
-데뷔 성적표를 내 본다면.
"점수를 준다면 50점이다. 많이 부족했다. 더 잘됐으면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아직 우리가 가진 절반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음악 외적으로도 노력을 많이했다. 설현과 혜정·민아는 드라마를 준비하고 초아 언니와 유나는 뮤지컬에 출연했다."(지민)
-타이틀곡 '모야'를 설명하자면.
"후렴구에 '모야'라는 단어가 반복된다. 남녀노소 들어도 기억에 남는다. 사랑하는 남자가 변해가는 모습에 여자 친구가 속상해하는 마음을 발랄하게 표현했다. 레게 장르의 곡인데 귀에 쏙쏙 들어온다."(유경)
"오후에 들으면 좋다. 차 창문을 열고 바캉스 갈 때 들으면 더 좋다. 연주는 어려웠다. 지금까지 녹음 한 것 중에 제일 어렵게 느꼈다."(유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데 간접경험이라도 있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경험했다. 이런 경험이 너무 없어서 표현에 서툴다. 선생님이 연애를 하라고 닦달할 정도다. 요새는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봤고, 영화 '노팅힐'도 봤다."(초아)
"깊고 무거운 것이 사랑의 감정이라고 알았다. 그래서 발랄한 이번 곡 표현이 힘들었다. 한국적인 멜로디를 어떻게 트렌디하게 풀어볼까도 고민 많이 했다."(유경)
-밴드 음악을 하지만 록은 아니다.
"밴드라고 하면 무거운 록밴드 이미지가 강한데 그런걸 깨보고 싶었다. 여름인데 밝고 신나고 대중적인 곡이 좋을 것 같았다."(유경)
"DJ DOC·엄정화 선배가 부르는 섬머송 느낌을 원했다."(유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합주실 시설이 대단하단 이야길 들었다.
"합주실에서 먹고 자고 다 할 수 있다. 거의 밤을 샌다."(지민)
"아티스트 별로 전용 합주실이 있다. 근데 우리 방은 딱 악기만 들어갈 정도의 규모다. 선배들 합주실은 우리 방의 두 배 정도된다."(초아)
-AOA의 일상에서의 하루를 소개하자면.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12시에 퇴근한다. 레슨을 받는데, 기본은 합주에 외국어·보컬·랩수업·댄스도 계속 맞추고 있다. 헬스도 하고 다큐멘터리를 보라는 지시도 받았다. 대표님이 최경주 프로 골퍼를 다룬 다큐를 보라고 했다. 부상을 당한 후 복귀해 좋은 성과를 내는걸 보고, '한계라는 건 인간이 정해놓은 거구나, 그걸 뛰어넘어야 성공하는거구나'라고 느꼈다. 우리도 좀 더 먼 미래를 보게 됐다."(초아)
-숙소 생활은 어떤가.
"재미있다. 1년 동안 휴가 한 번 못 가고 8명이 함께 지내보니, 더욱 똘똘 뭉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뭘 해도 우리끼리 했다. 다들 언니 여동생만 있는 집에서 자라,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한 번은 멤버 중 한명이 노로 바이러스에 걸렸는데 멤버 전체가 다 옮았다. 일주일 넘게 갔는데 정말 죽다 살아났다."(민아)
-멤버들끼리 요리는 즐겨 해 먹나.
"파티를 가끔 한다. 레시피를 찾아서 만들어 먹는다. '한 번 먹어봐'하고 언니들이 꼬셔서 먹었더니 맛있다. 최근에는 얼음을 가는 기계를 사서 팥빙수도 만들어 먹었다. 초아 언니는 한식 전문가다. 특히 김치와 관련된 음식을 잘한다. 지민 언니는 베이컨 굴소스 볶음밥을 개발했다. KBS 2TV '해피투게더' 야간매점을 보고 따라 만들었다. 겉모양은 이상한데 먹을 만하다."(민아)
-대표님에게 소원을 얘기해 보자면.
"휴대폰이 없다보니, 실시간으로 음악을 들을 수 없다. 유튜브도 보고 싶은데, 휴대폰은 아니라도 뭔가 장치를 마련해 주셨으면 한다."(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