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순위 싸움의 중대한 변수 중 하나는 2연전 체제다. 6일부터는 기존 3연전 대신 2연전 시리즈로 경기가 진행된다. 팀별 일정이 더욱 들쭉날쭉해질 수밖에 없다. 일주일에 두 팀을 상대하던 이전과 달리 세 팀과 맞붙게 됐고, 주중 이틀간 휴식기도 생겼다. 생소한 일정에 각 팀 감독들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늘어난 이동거리, 체력을 유지하라
일주일에 세 팀과 맞붙게 되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은 이동거리 증가다. 그만큼 체력관리도 더 힘들게 됐다. 무더위에 지쳐가는 선수들은 체력과의 싸움도 해야한다. 예를 들어 LG는 10~11일 잠실 두산전을 치른 뒤 월요일을 쉬고, 13~14일 대구(삼성전)-15~16일 잠실(한화전)-17~18일 군산(KIA전)을 거쳐 잠실로 돌아온다. 열흘 사이에 잠실-대구-잠실-광주-잠실을 오가는 일정이다. 3연전에 맞췄던 생활리듬이나 훈련 스케줄 등도 모두 바뀔 수밖에 없다. 김기태 LG 감독은 "경험을 안 해봐서 더 힘들지 않겠나. (조계현) 수석코치에게 각 포지션에 따른 일정과 훈련방법 등에 대해 계획을 세우라고 이야기해놨다"고 밝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연전이 되면 이동이 많아 더 힘들어진다. 체력 소모가 많이 된다"며 피로 누적을 경계했다.
▶대진운, 시리즈를 결정한다
2연전 체제에서는 각 팀의 1, 2선발을 한 명도 내지 못하는 시리즈가 생긴다. 전력을 풀가동해보지도 못한 채 시리즈를 내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2연전 체제에서는 1, 2선발이 한 시리즈에 나오고 3, 4선발이 다음 일정에 등판한다. 그 다음은 5, 1선발이 나가는 식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면서 "3연전에서는 시리즈마다 1, 2선발을 한 번씩은 낼 수 있었는데 2연전 체제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 상대팀 1, 2번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고 말했다. 1, 2선발을 내는 팀과 4, 5선발이 나오는 팀이 붙으면 선발 투수부터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선발 대진운이 시리즈 전체를 지배할 수도 있다.
▶더 커진 1차전의 중요성
2연전 체제에서는 1차전의 의미가 더 커진다는 게 공통적인 목소리다. 기선 제압을 할 수 있는 1차전은 3연전 체제에서도 중요했다. 하지만 2연전 체제에서는 첫 경기가 남은 경기의 승패를 가를 수 있어 더 강력한 의미를 담게 된다. 3연전을 치를 때에는 1차전을 지더라도, 남은 두 경기를 이기면 2승1패로 시리즈를 끝낼 수 있다. 하지만 2연전을 할 때에는 1패를 하고 난 뒤 1승을 해도 '본전'이다. 1패를 먼저한 팀은 '또 지면 안 된다'는 심리적 부담이 더 커진다. 이만수 SK 감독은 "첫 경기를 이겨야 (남은 경기에서)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3연전을 할 때도 첫 경기는 중요했다. 하지만 2연전에서는 더 중요해진다"며 "1패를 한 팀은 남은 한 경기에서 총력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두 팀 모두에게 힘든 경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