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든지 손에서 만지작거려지는 스마트폰. 이 기계가 뜻밖에 젊은층에게 새로운 질환을 부르고 있다. 지난달 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구 10만명당 목디스크 진료 환자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연령대는 20대(남성이 연평균 7.7%, 여성도 7.6%)였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그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게다가 20대·30대 젊은 직장인이나 대학생은 일이나 학업에서 무리하느라 목디스크에 더욱 취약하다.
아무리 젊어도 목을 움직이지 못해 직장이나 학업을 그만두어야 할 정도가 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수술은 두렵고 위험성도 큰 편이다.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젊은 목디스크 환자라면 침도를 알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행운이다. 침도는 허리보다 목에서, 나이든 환자보단 젊은 환자에게서 더 빠르고 큰 효과를 보인다. 10여 분의 간단한 침도 시술로 완벽하게 목 건강을 회복하고 자신감을 찾은 20대·30대 여성 목디스크 환자들을 최근 만났다.
사례1 - 배유지씨
최고의 리릭 소프라노(부드럽고 밝은 목소리의 소프라노)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던 배유지(25·서울대 성악과 4학년)씨가 절망적인 상황에 빠져들기 시작한 건 지난 2010년 여름 무렵이었다. 그는 서울대 교내에서 운전을 하던 중 충돌 사고를 당했다. 심하게 다친 무릎과 안면부는 무릎 수술과 안와골절 수술로 치료했다.
그 때만 해도 목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목이 6개월에 한 번씩 아프다가 괜찮아지기를 반복했다.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그의 동생 배유경씨는 "언니는 몸이 악기다 보니 감기 걸리는 것도 신경을 쓰고, 운동도 꾸준히 했다. 평소 컨디션 관리를 철저히 하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유학을 준비하며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었다. 그해 겨울 평생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가평으로 2박3일 학과 세미나를 떠나던 날 아침이었다. 배씨는 "눈을 떴을 때 잠을 잘못 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이 너무 아파서 머리도 못 감고, 밥도 못 먹고 출발했다"면서 "세미나장에서도 아무 것도 못하고 누워만 있었다. 목을 살짝 돌리는 것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침도를 떠올리고 세미나장을 떠났다. 지난 2007년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침도로 나았던 것을 생각해냈기 때문이다. 당시 차는 폐차됐다. 몸은 겉으로 멀쩡해 보였으나 어머니는 정작 걷지도 못하고 누워 지냈다. 여러 병원에서 아무 효과를 보지 못했던 어머니는 허리 침도 후 건강하게 생활하게 됐다. 배씨는 한 달 동안 곁에서 어머니를 간호하며 침도의 효과를 직접 목격했다.
목디스크 판정을 받은 그는 그 날 단 한 번의 침도로 감쪽같이 회복됐다. MRI 결과 일자목이 C자목(정상적인 형태)로 돌아왔다. 대단히 성공적인 케이스였다. 배씨는 "침도할 때 아픈 것도 전혀 없었고, 1박2일 입원했다. 하루 쉬다가 그냥 집에 가는 느낌"이라면서 "과거와 비교해 1%도 찜찜한 부분이 남지 않았으니 100% 완치됐다고 할 수 있다. 주변에도 나와 비슷한 증세를 겪는 젊은층이 많은데 적극적으로 침도를 권한다"고 설명했다.
사례2 - 김지희씨
동대문구의 한 직업학교에서 요리강사로 일하는 김지희(28)씨는 목의 통증 때문에 모든 걸 잃을 뻔했다. 지난 2009년의 추돌사고 후 건강하다는 자부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김씨는 교통사고 이후 물리치료를 받아가며 하루 평균 4시간 실습을 곁들인 강의를 했다. 팔을 많이 사용하고 어깨를 구부리면 목이 뻣뻣하게 굳으면서 아파왔다. 목뼈에서 움직일 때마다 '두두둑'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 간격으로 잠 잘 때 불편함이 느껴졌는데, 점점 그 간격이 잦아졌다. 옆으로 누워서 자도 목이 아팠다. 두통도 찾아들었다. 엑스레이를 찍었지만 동네 정형외과에선 아무 문제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는 "나는 아픈데 병원들은 문제가 없다고 하니 답답했다. 팔을 들어올리는 것, 칼질하는 것도 어려웠다"면서 "병원 다니느라 회사 생활을 못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허리 침도를 경험한 어머니의 소개로 침도에 눈을 돌렸다. 면담 후 목의 유착 부위가 엉켜있고 굳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시술에서 회복까지 1박2일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해 지난달 금요일(26일) 주말을 끼고 침도를 받았다.
김씨는 "침도 시술받은 날 밤, 잠을 잘 잤다. 왼쪽 목이 항상 아파서 고개를 돌리면 당기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게 싹 없어졌다"면서 "지금까지 두통에 시달린 것도 목디스크 탓이었다는 사실도 침도를 통해 알았다.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고 전했다.
사례3 - 이은하씨
그래픽 디자이너 이은하(32)씨는 직업병인 목디스크 때문에 아예 직장을 그만두었다.
지난 2003년부터 직장인으로 사회에 뛰어든 다음부터 그의 생활은 매일 전투였다. 업계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따라가려면 어쩔 수 없었다. 그는 "하루 20시간씩 일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메일 확인하고 그래픽 관련 사이트들을 다 훑어봤다"면서 "점심 시간에도 제 자리에 앉아 김밥을 먹으며 일했다. 처음엔 몸이 아픈 줄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자주 깨고,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아프고 저리는 증상이 일상화됐다. 어느 순간 사진 기사들이 "몸이 비뚤어졌다. 병원에 가보라"고 충고했다. 이씨는 자신의 몸이 비뚤어졌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지난 2011년 결혼한 남편 얼굴도 자는 것 빼고는 보지 못할 정도로 회사 일이 바빴다. 하지만 어깨가 결리고 피로감이 쌓이면서 아파서 운동을 할 수도 없었다. 목을 좌우로 움직이면 "머리에 돌을 얹은 느낌"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왼쪽 손목에 엄청나게 큰 물혹이 잡혔다. 물혹이 손목 안쪽으로 7~9㎝나 자랐다는 판정을 받았다. 병원마다 "이 물혹은 건드릴 수 없다. 치료 불가능하다"며 손을 들었다.
이씨는 지난달 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침도를 찾았다. 아무도 고칠 수 없다고 판명된 손목의 물혹이 침도받은 당일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손목이 회복되는 걸 보고 침도에 신뢰를 갖게 됐다. 목 침도를 한 순간, 어긋나 있던 내 목뼈가 줄 맞춰지는 걸 스스로 알 수 있었다"면서 "이빨 사이에 단단하게 박혀있던 아몬드 조각이 싹 빠지고 시원하게 가글한 느낌이다. 침도 시술 후 의사 선생님에게 '짱이에요'라는 뜻으로 엄지손가락을 올렸다"며 웃었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
[전문가 Q&A] 잦은 두통을 침도로 해결 수 있나요?
Q : 잦은 두통을 침도로 해결할 수 있나요?
A : 목디스크가 있으면 어깨나 목 주변의 근육들에 피로가 누적돼 긴장하게 됩니다. 이런 근육들이 긴장이 국부적인 경추부 통증을 유발하며 이차적으로 상부경추신경 자극에 의해 두통과 눈의 통증을 일으킵니다. 침도로 목디스크를 치료하면 두통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