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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농구대잔치’ 가능성 보인 프로-아마 최강전
김 빠졌던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올해는 다르다?
2회째를 맞은 프로-아마농구 최강전이 초대 대회의 약점을 어느정도 보완하며 흥행 조짐을 보였다. 비록 개막전 하루만 보고 판단하기 이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난해의 문제점은 많이 사라졌다.
대회 개막일이었던 15일 열린 2경기에서 프로 팀들은 주력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1라운드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세대와 맞대결한 SK는 선발 명단으로 최부경, 김민수가 투입된데 이어 김선형, 박상오, '식스맨' 변기훈 등이 고루 나서 연세대 아우들을 한 수 가르쳤다. 지난해에 비주전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치렀던 모습과는 딴 판이었다. KT 역시 한양대전에서 아시아선수권에서 많은 시간을 뛰었던 조성민을 제외하고는 송영진, 김현수 등 주력 선수들이 대거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된데는 대회가 열린 시기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프로-아마 최강전은 시즌 중에 열려 프로 팀들의 반발을 샀다. 정규시즌 순위 싸움으로 체력이 소진된 상황에서 '동기 부여가 없는 대회'라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다수의 팀들은 2진급 선수들로 경기를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제2의 농구대잔치'를 기대했던 KBL이나 농구팬들은 맥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전에 치러져 프로 팀들이 전력 점검 차원에서 주력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킬 수 있게 됐다. 문경은 SK 감독은 "(국가대표에 차출됐던) 김선형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팀 전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출전시켰다. 다양한 실험을 하는데 초점을 맞춰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시즌 전인 만큼 최상의 전력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력 선수가 아예 나오지 않는 문제점은 사라질 공산이 크다.
아시아선수권에서의 선전이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도 컸다. 한국은 지난 11일 끝난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에 올라 내년 스페인에서 열릴 농구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스타에 목말랐던 농구계는 기존 프로 팀 선수들 뿐 아니라 김종규, 김민구(이상 경희대), 이종현(고려대) 등 새로운 대학 스타들까지 양산하며 내외적으로 성공적인 대회를 보낼 수 있었다. 좋은 성적을 낸 뒤 곧바로 대회가 열리다보니 자연스레 프로 팀뿐 아니라 대학 팀에 대한 기대 심리도 높아졌다. 대회 첫날 잠실학생체육관에는 4908명의 관중이 모여 지난해 이 대회 평균 관중인 1781명보다 3배 가까이 넘는 기록을 세웠다. 한 농구 관계자는 "대학 팀들이 프로 팀과 근성있는 경기를 펼쳐 좋은 승부를 낸다면 제2의 농구대잔치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