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과연 투수놀음일까. 올 시즌에는 마운드가 강한 팀들의 선전이 더욱 눈에 띄고 있다. 특히 막강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한 팀들이 순위표의 높은 자리를 줄줄이 꿰찼다. 경기 중 발생하는 여러 플레이들을 점수로 환산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만든 지표인 카스포인트(MBC 스포츠플러스 주최, 오비맥주(주)·KBO 후원)를 통해서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선두 다툼 중인 삼성과 LG는 선발 투수진의 카스포인트도 1, 2위를 달렸다.
◇선두권 경쟁의 힘은 선발
선발 투수들의 카스포인트 합계가 가장 높은 팀은 삼성(5147점)이다. 삼성은 윤성환(9승5패·평균자책점 3.04)과 배영수(10승3패·평균자책점 4.68)가 각각 1725점과 1115점을 획득했고, 밴덴헐크(976점·5승6패 평균자책점 3.72)와 장원삼(941점·9승8패 평균자책점 4.30)이 뒤를 받쳤다. 성적 부진으로 중도 퇴출된 로드리게스(390점)와 새롭게 합류한 카리대(-183)의 부진 탓에 포인트에서 손해를 봤지만 탄탄한 국내 3인방의 활약 덕분에 카스포인트 합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수 주키치(46점·4승6패 평균자책점 6.30)가 2군(퓨처스리그)에 내려간 LG(4614점) 선발진도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카스포인트 2위에 올랐다. 탈삼진 1위인 리즈(1857점·8승10패 평균자책점 3.05)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우규민(1497점·9승4패 평균자책점 3.31)에 이어 시즌 중 뒤늦게 합류한 류제국(678점·5승2패 평균자책점 3.88)의 선전이 돋보였다. 4위 경쟁팀 중 넥센(3235점·8위)을 제외한 두산(4398점·4위)과 SK(4547점·3위)·롯데(4175점·5위) 선발진도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낙제 수준의 한화와 선전하는 NC
리그 최하위 한화(529점)는 선발 투수들의 카스포인트도 낙제 수준이다. 1위 삼성과 10배 가까운 차이가 났다.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1054점·6승6패 평균자책점 4.25)만 제 몫을 해줬을 뿐 나머지 투수들의 포인트는 최악에 가까웠다. 유창식(2승7패 평균자책점 9.17)은 -400점으로 리그 선발 중 가장 좋지 않았고, 외국인 투수 이브랜드(3승10패 평균자책점 5.92)도 -86점에 그쳤다.
반면 8위를 달리는 NC(4158점)는 선발진만큼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평균자책점 1위(2.49)인 찰리(8승4패)가 1571점을 얻었고,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이재학(1369점·6승5패 평균자책점 3.50)이 지원사격을 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인 아담(573점·4승7패 평균자책점 3.91)과 에릭(535점·3승7패 평균자책점 3.96)도 점수를 보태 카스포인트 합계에서 넥센을 누르고 7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