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전부터 '꽃보다 할배' 복사판 예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마마도'가 전파를 탔다.
지난 29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파일럿 프로그램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이하 마마도)는 전국시청률 10.2%(닐슨코리아)로 평일 심야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노인들이 젊은 짐꾼과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 때문에 방송 전부터 불거진 'tvN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 따라하기 논란'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방송된 '마마도' 1회의 전체적인 포맷은 '꽃할배'와 유사했다. 첫회에서는 김영옥(76)·김용림(74)·김수미(65)·이효춘(64) 등 평균연령 69세 할머니들이 '짐꾼이자 운전기사' 이태곤과 전남 완도의 작은 섬 청산도로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태곤이 '할매'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비위를 맞추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은 '꽃할배' 속 이서진을 보는 듯했다. '할매'들 역시 '꽃할배'를 의식하고 있었다. 김수미는 "방송 전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욕이 많더라. 저쪽('꽃할배')이 할배고 우린 할매니까 (그럴 수 있다)"며 '꽃할배' 따라하기 논란을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용림은 "다른 포맷이고 (출연진) 개성도 다르다. 미리 그것('꽃할배')와 같을 거란 생각을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형식은 KBS 2TV 간판 예능 '1박 2일'과 컨셉트와 유사했다. 국내 여행지로 떠난 멤버들이 게임을 통해 편한 잠자리를 차지할 사람, 바다 낚시를 떠날 사람 등을 정하는 방식은 '1박 2일' 특유의 포맷이기 때문이다. '꽃할배' '1박 2일'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볼거리는 할매들의 팽팽한 신경전이었다. 김용림과 김수미가 성향 차이를 보이며 본인의 주장을 굽히지않고 독설을 쏟아내는 모습은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유발했다. 김용림은 촬영장을 이탈하며 불만을 드러냈고 김수미도 자신에게 매번 부정적인 반응과 말을 내뱉는 김용림에게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하지만 맥주 한잔에 오해를 '쿨'하게 풀어버리는 모습은 신선했다는 평가다.
KBS '1박 2일' 출신의 나영석 PD가 tvN으로 이적한 뒤 처음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이 '꽃할배'다. '꽃할배'는 이순재(80)·신구(78)·박근형(74)·백일섭(69) 등 평균연령 76세 'H4'(할배4) 멤버들이 '짐꾼' 이서진과 유럽·대만 등의 여행지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소소하게 그리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KBS가 내놓은 파일럿 프로그램이 '꽃할배'와 '1박 2일'의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청자들은 '나영석 PD의 능력을 새삼 인정하게 됐다'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고 색다른 것도 없다'는 혹평을 쏟아냈다. 반면 '외주제작사에서 오래전부터 논의되던 기획안이다. 그 포문을 연 게 '꽃할배'다' '방송에만 볼수있었던이미지를 벗어나 평범한모습들이 진솔하게 보여진것 같아 재밌었다'는 반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