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한국시간)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홈 경기에서 13승 고지를 밟은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5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원정이 유력하다. 아직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는 4일 경기까지 밖에 선발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로테이션에 변동이 생기지 않는다면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25)-리키 놀라스코(31)에 이어 콜로라도 원정 3연전 중 마지막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3.02인 시즌 평균자책점을 2점대까지 낮추기 위한 최대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일전이다.
◇왜 어려운가
타자 친화적인 쿠어스필드는 올 시즌 득점과 안타 파크 팩터에서 모두 리그 전체 1위다. 가장 많은 안타와 득점이 난다는 뜻이다. 해발 1600m 고지대에 있는 탓에 공기 저항이 적어 투수들이 변화구 제구에 애를 먹기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고도가 100m 높아지면 타구 비거리가 0.7m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에도 에이스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개막 후 5전 전승 평균자책점 1.12를 기록 중이던 맷 무어(24·탬파베이)가 패전은 피했지만 5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고, 이튿날 등판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데이빗 프라이스(28·탬파베이)는 6⅔이닝 10피안타 9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인 프란시스코 릴리아노(30·피츠버그)는 지난달 10일 쿠어스필드에 올라 2⅓이닝 12피안타 10실점하며 2.02였던 평균자책점이 2.83까지 치솟았다. 박찬호(40·은퇴)도 18경기에 나와 5승(2패)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6.06이었다.
◇경쟁자들이 살아 돌아온 쿠어스필드
콜로라도는 현재 중심타자 카를로스 곤잘레스(28)가 15일자 부상자명단(DL)에 올라있다. 곤잘레스는 지난 5월1일 다저스 홈구장에서 열린 첫 맞대결에서 4타석 2타수 1안타(홈런) 2볼넷을 기록하며 류현진을 괴롭혔다. 당시 류현진은 6이닝 3피안타(1홈런) 2실점하며 시즌 3승을 거뒀지만 곤잘레스를 막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는 트로이 툴로위츠키(29)가 요주의 인물이다. 툴로위츠키는 지난 맞대결에서 어깨 부상 탓에 경기를 뛰지 못했다. 대신 출장한 조나단 헤레라(29)는 2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툴로위츠키는 올 시즌 홈 구장에서 타율 3할7푼을 이상을 때려내고 있다. 여기에 클린업 트리오를 이루는 백전노장 토드 헬튼(40)·마이클 커다이어(34) 모두 한 방을 갖춘 힘 있는 타자들이다. 콜로라도의 올 시즌 팀 타율은 메이저리그 전체 4위다.
호투가 필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신인왕 경쟁이다. 올 시즌 신인왕을 놓고 경합 중인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1승 7이닝 5피안타 2실점)와 훌리오 테헤란(애틀랜타·1승 7이닝 8피안타 1실점)이 모두 기대를 뛰어넘으며 쿠어스필드에서 수준급 피칭을 했다. 급격하게 무너졌을 때 간접 비교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