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가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성남 일화 인수를 두고 메인 스폰서를 구하느라 애쓰고 있다.
안산시는 20억~30억원을 지원할 메인 스폰서만 구하면 성남 축구단 인수를 완전히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안산시 관계자는 2일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시장님도 메인스폰서가 구해지지 않아 걱정하고 있다"며 "최근에도 5~6개 기업 관계자들과 면담했지만 경제 위기로 선뜻 지원을 약속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앞서 시민프로축구단을 창단한 사례를 보면 메인스폰서 외에도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대구 FC는 메인 스폰서 없이 창단에 성공했다.
대구 FC는 2002년에 창단했다. 2002 한·일 월드컵으로 프로축구 인기가 치솟았던 때지만 메인 스폰서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창단 자본금 마련으로 '시민 공모주'를 발행했다. 개인, 기업 등 총 4만7000여 명이 참여해 163억원을 모았다.
이때 적극적으로 나선 단체가 대구상공회의소다. 시민 공모주에도 참여했고, 노희찬 당시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이 대구 FC 대표이사를 맡아 지역 상공인들의 지원을 받았다. 석광재 대구 사무국장은 "대구광역시에는 대기업이 없고 중소기업이 많다. 그래서 메인 스폰서 구하는 게 어려웠지만 중소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줬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보고 대구은행, 쉬메릭 등에서 서브 스폰서로 나섰다"고 했다.
안산시 역시 지자체 안에 대기업은 없지만 중소기업이 5000여 개나 된다. 축구단 창단을 준비하는 안산시가 눈여겨 볼 만하다.
대구의 창단 성공으로 인천 유나이티드, 경남 FC, 강원 FC 등도 시민 공모주를 발행했다. 인천은 2003년 10월과 2004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시민 공모주를 발행했다. 인천은 이를 통해 4만700여 건을 청약 받아 165억원의 창단 자금을 마련했다. 성적도 좋았다. 인천은 데뷔 첫해 후기리그에서 4위에 올랐고, 2005년에는 창단 2년 만에 전·후기 통합 1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했다. 또 2006년 국내 프로구단 중 처음으로 5억원 흑자를 냈다. 당시 인천 사장이었던 안종복 현 경남 사장은 "구단 초기에 인천시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재정 확보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안산시는 시민 공모주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이다. 안산시 관계자는 "시민 공모주로 많은 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안산시가 성남 일화 축구단과 인수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간 후, 안산시민들은 프로축구단 유치를 반기고 있다. 안종복 경남 사장은 "안산시 인구가 80만 명 정도라고 들었다. 시민 공모주로 재원 확보가 충분해 보인다"고 했다. 석광재 대구 사무국장은 "프로축구 사상 기업구단에서 시민구단으로 바뀌는 첫 사례인 만큼 시민을 구단주로 모신다는 뜻이 담긴 시민 공모주를 시행한다면 더 의미있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