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이만기’ 임수정(30·부산)이 여자 씨름의 발상지인 구례에서 3년 만에 '여자천하장사' 타이틀을 탈환했다.
1일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제5회 여자천하장사대회'에서 임수정은 1000여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라이벌 송송화(47·경남)를 2-0으로 누르고 씨름 여제에 등극했다.
1~2회 여자천하장사에 오른 임수정은 뛰어난 기술을 앞세워 자신보다 10㎏이상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상대를 배지기와 안다리 등의 기술을 사용해 제압했고 3년만에 다시 여자천하장사대회를 석권했다.
임수정은 여자천하장사 16강과 8강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8월30일 개인전에서도 국화급 준우승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해 천하장사 탈환이 비관적이었다. 그러나 4강전에서 어려운 상대인 이다현을 2-1로 누르면서 기세가 살아났고 결승전에서는 트레이드마크인 엉덩배지기로 우승을 결정했다. 황경수 국민생활체육전국씨름연합회 처장은 "임수정은 상대에 맞게 기술을 달리 한다"며 "연습량이 라이벌들에 비해 부족해 보였는데 기술로 승부를 지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여자천하장사대회를 계기로 여자 씨름이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씨름계의 평가다. 구례군청의 반달곰씨름단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하며 강력한 면모를 과시했다. 또 전력을 보강한 대구미래대학도 임수정이 버틴 부산을 물리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박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입상에 성공하면서 여자씨름에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 씨름계의 분석이다. 179㎝의 큰 키를 가진 구례군청의 조현주는 처녀출전해서 경기도의 강자 박미정을 들배지기로 누르며 무궁화급에서 준우승, 여자천하장사에서는 8강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구미래대학의 김한솔도 무궁화급 3위 여자천하장사 8강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