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완주'를 눈 앞에 둔 선수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부상과 부진없이 매일 출근 도장을 찍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4일까지 전 경기 출장에 성공한 선수는 총 7명이다. 롯데 손아섭·황재균·전준우(이상 106경기)와 넥센 박병호·김민성(108경기), 삼성 최형우(107경기), NC 김종호(108경기) 가 주인공이다. 이중 황재균과 박병호는 2년 연속 전경기 출장에 도전하고 있다. KIA·SK·LG·한화·두산은 전 경기 출장 선수가 없다. 지난해 완주에 성공했던 오지환(LG)은 지난 6월 장염으로 중도 탈락했다.
전 경기 출전은 성실함과 꾸준함의 상징이다. 선수들은 개인 성적 타이틀만큼 한 시즌 '개근상'을 값지게 생각한다. 그만큼 팀에 필요하단 뜻이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한 해 농사를 완벽히 마쳤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개근상'을 받는 선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감독들은 부상과 부진에서 자유롭지 못한 선수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를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1년 전경기 출장을 달성한 선수는 이대호(전 롯데), 최형우, 강동우(한화), 전준우 등 단 4명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는 황재균, 박병호, 오지환 등 3명에 그쳤다.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100% 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전 경기 출장 도전자가 늘어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올 시즌 9구단 체제로 바뀌면서 반드시 1개 구단은 휴식을 취한다는 점이다. 올 시즌 구단들은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휴식일을 갖는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을 포함하면 적게는 3일에서 많게는 4일까지 휴식일을 얻는다.
선수들은 휴식일 통해 충전을 할 수 있다. 손아섭은 "아무래도 휴식일이 있어서 체력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힘들다'고 느낄 때 팀 휴식일이 있으면 체력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좋다. 그러나 휴식일 때문에 타격 밸런스를 꾸준히 유지하는 건 조금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준우는 "시즌 중반까지는 휴식일이 도움이 됐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는 워낙 누적된 피로가 많아서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7명의 도전자 모두 큰 부상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점도 전경기 출장 도전을 가능케 하고 있다. 전 경기 출장에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잔부상은 가지고 갈 수 있지만, 큰 부상을 당할 경우 시즌을 접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7명 모두 소속 팀의 핵심 전력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넥센 4번 타자 박병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무조건 경기에 나가야 하지 않나. 2년 연속 전경기 선발 출장에 도전하고 있는데 성공한다면 어느 타이틀 못지 않게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