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국제올림픽위원회, 토마스 바흐 시대 개막
전 세계 스포츠 수장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자리에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체육인이 당선됐다.
IOC는 11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 회의를 통해 독일 출신의 토마스 바흐(60) IOC 부위원장을 새로운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8년이며, 한 번 중임해 임기를 4년 연장할 수 있다.
자크 로게(71·벨기에) 전 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바흐 신임 위원장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당시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우승해 독일(당시 서독)에 금메달을 안긴 경기인 출신이다. 같은 해와 이듬해 세계펜싱선수권대회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독일 바이에른주 뷔르츠부르크 출신으로 뷔르츠부르크대에서 법학과 정치학을 전공했고, 은퇴 이후에는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1991년 IOC 위원으로 선출돼 스포츠행정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집행위원(1996~2000), 부위원장(2000~2004, 2006~2013)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IOC 내에서 실세로 성장했다.
선거 결과는 언론과 전문가의 예상대로 바흐 위원장의 압승이었다. 리처드 캐리언(61·푸에르토리코) IOC 재정위원, 세르미앙 응(64·싱가포르) IOC 부위원장, 우칭궈(67·대만)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 회장, 데니스 오스발트(66·스위스) 국제조정연맹(FISA) 회장, 세르게이 붑카(50·우크라이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부회장 등 쟁쟁한 인물들이 경쟁자로 나섰지만 바흐 위원장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6명에게 표가 분산된 1차 투표에서는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지만, 1차 투표 최소 득표자 우칭궈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경쟁한 2차 투표에서 유효표 93표 중 49표를 받아 당선을 확정지었다. 캐리언 위원이 29표로 2위를 기록했고, 응(6표) 부위원장이 3위에 올랐다. 그 뒤를 오스발트(5표) 회장과, 붑카(4표) 부회장이 이었다.
바흐 위원장은 '제로 똘레랑스(무관용)'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체육계 부패 척결에 앞장섰던 로게 전임 위원장의 운영 원칙을 대부분 승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성 속 조화'라는 선거 모토에서 드러나듯, IOC 내 잠재된 갈등 구조를 해소해 국제 스포츠계가 한 목소리를 내도록 만드는 게 과제다. 아울러 올림픽 상업화에 대한 자정 노력, 승부조작 방지, 약물복용 엄단 등 스포츠 윤리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