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과 11일 서울에는 비가 내렸다. LG가 잠실에서 할 예정이었던 두산과 경기가 이틀 연속 취소됐다. 비는 반가운 비가 있고, 얄미운 비가 있다. LG에게 이 비는 전자보다 후자에 가까운 비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취소된 두 경기를 각각 9월30일과 10월4일로 편성했다. 이에 따라 LG는 7연전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원래 일정은 9월28일과 29일 경기를 하고 하루 쉰 뒤 1,2,3일 3연전으로 끝내는 것이었는데 30일 휴식일이 없어지고 뒤에 한 경기가 붙었다. 넥센-삼성-두산-롯데-한화-한화-두산을 차례로 상대한다.
KBO는 잔여경기 일정을 발표하며 8연전 이상 연결은 안 된다고 못박았다. 둘 중 한 경기를 9월24일 예비일로 돌릴 수도 있었으나 그러면 두산이 8연전을 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LG가 최대치를 채워버렸다.
LG는 현재 5위 SK에 7.5경기 차 앞선 1위를 달리고 있다. 마지막 7경기에 들어가기 전, 긴 연패에 빠지지 않는 이상 11년만의 가을 야구에는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문제는 순위 다툼이다. 4위 넥센이 LG를 3.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넥센조차 정규시즌 우승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상위권 네 팀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일주일 연속 경기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7연전은 피로도가 만만치 않다. 선발 로테이션을 꼬박 지켜야 해 리즈와 우규민 등 센 투수를 몰아서 등판시킬 수도 없다. 불펜 총력전이 힘들다는 것 역시 부담이다. 게다가 더 이상 우천 취소가 없다는 가정 하에 준플레이오프는 10월6일 시작할 전망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LG가 3위 아래로 내려 가면 하루 쉬고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 7연전 동안 투수진 운용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10월1일 사직 롯데전을 뺀 6경기가 홈인 잠실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LG는 1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7연전에 들어가기 전 10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놓는 것이 관건이다. 두산과 1경기를 빼면 상대 전적에서 비교적 여유있게 앞선 SK, NC(이상 3경기), KIA(2경기), 한화(1경기)전이어서 대진은 좋다. 여기서 1위나 2위 자리를 굳히면 오히려 7연전을 여유롭게 치를 수도 있다.
LG와 순위 싸움 중인 경쟁팀은 막판 일정이 LG보다 수월하게 짜여졌다. LG에 반 경기 차 뒤진 2위 삼성은 28일을 쉰 뒤 잠실, 대전, 사직으로 이어지는 원정 5연전으로 10월3일 시즌을 마친다. 3위 두산은 29,30일 2연전-1,2일 휴식-3,4일 2연전이고, 넥센은 28,29일 2연전-30일 휴식-1,2,3일 3연전의 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