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2)이 친정팀 PSV 에인트호번의 라이벌 빅매치 승리를 이끌었다. 박지성은 23일 오전(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2013-2014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레디비지에(1부리그) 7라운드 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최근 부진했던 에인트호번은 박지성의 맹활약 덕에 라이벌 아약스를 4-0으로 대파하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오른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90분 풀타임을 뛰면서도 왕성한 활동량을 과시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지난 20일 루도고레츠(불가리아)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후반 16분 교체 투입됐던 박지성은 비축한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전반부터 공격 기회를 엿본 박지성은 후반 빛을 발했다. 2-0으로 앞선 후반 19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문전에 있던 오스카 힐제마크에게 땅볼 크로스를 연결, 세번째 골을 도왔다. 박지성의 시즌 첫 도움이었다. 이어 후반 23분에는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무너뜨리며 아약스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은 뒤,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네번째 골을 터트렸다. 지난달 25일 헤라클레스 알메로전(1-1 무)에서 시즌 1호골을 터트린 이후 4주만에 나온 시즌 2호골이었다.
박지성의 맹활약은 지난 주말 부진했던 해외파 후배들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커버한 점에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독일, 잉글랜드 무대에서 뛴 유럽파 후배들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거나 아예 결장하는 등 우울한 하루를 보내야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의 구자철(24)은 21일(한국시간) 열린 호펜하임과의 리그 6라운드에서 전반 15분 수비 진영에서 골키퍼를 향해 헤딩 패스를 하려다 상대 공격수 안소니 모데스테에게 잘못 연결해 선제골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구자철은 전반이 끝난 뒤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또 독일 마인츠의 박주호(26), 잉글랜드 선덜랜드 기성용(24), 볼턴 이청용(25), 카디프시티 김보경(24)은 소속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독일 레버쿠젠 손흥민(21), 잉글랜드 선덜랜드 지동원(22), 퀸즈파크레인저스의 윤석영(23)은 아예 그라운드도 밟지 못했다.
그러나 박지성의 맹활약 하나로 후배들의 부진 소식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 공격의 중심에 섰던 박지성은 빼어난 공-수 조율 능력과 침착한 경기 운영, 정확도 높은 공격력까지 선보였다. 마치 유럽파 후배들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보란듯 한 맹활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