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가 성남 일화 축구단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간지 한 달이 지났다. 안 감독은 그 시간 동안 잠도 못 자고, 밥도 잘 못 먹을 정도로 팀 걱정을 하느라 심란하다.
안산시는 성남 일화 축구단 매각에 긍정적인 입장으로 진행 중이지만, 메인 스폰서를 찾지 못해 인수 확정 발표를 못하고 있다. 자칫 안산시 인수가 불발될 경우 성남 일화 축구단은 다음 시즌 K리그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그 정도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사령탑인 안 감독은 "만약 성남 일화가 사라진다면, 나는 한국 축구 역사 오명의 산증인이 되는 것 아니겠나"며 "팀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느라 잠을 잘 못 잔다"고 했다.
안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야심 차게 시작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부산 아이파크에서 성남 일화로 자리를 옮기면서 성남을 K리그 최고의 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전 동계훈련에서는 '안익수 표 지옥훈련'을 선보이며 선수들을 지독하게 단련시켰다.
하지만 시즌 초반 팀 성적은 좋지 않았다. 이미 그 때부터 안 감독은 경기에 온전히 신경쓸 수 있는 여력이 아니다. 안 감독은 "나는 하루 24시간 축구에 올인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동계훈련 외에는 축구에 전념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미 시즌이 시작되면서 팀 재정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걸 인지했다.
성남의 모기업인 통일그룹은 지난해 9월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별세한 이후 스포츠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뗐다. 충남 일화 여자 축구단을 해체했고, 피스컵 축구대회를 개최했던 선문평화축구재단도 정리했다. 통일그룹은 성남에 '재정적 자립'을 요구하며 1년의 시간을 줬다. 안 감독은 "처음에는 유예기간이 3년이라고 들었지만, 시즌 중 구단으로부터 유예기간이 1년으로 줄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요즘에는 코치들이 선수들 훈련을 도맡고 있다. 안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가기는 하지만 멀리서 지켜만 본다. 카리스마로 훈련 시간을 주도하는 안 감독이 훈련을 직접 챙기지 못하는 이유는 미안함 때문이다.
안 감독은 "선수들에게 좋은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어 미안하다. 나를 믿고 온 선수들이 아닌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 감독으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성남이 아쉽게 상위그룹에 오르지 못하면서 안 감독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그래도 선수들은 꿋꿋하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성남은 스플릿 하위그룹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안 감독은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묵묵히 훈련에 전념하고 승리를 안겨줘 너무 고맙다"며 "곧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