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은 6일 2013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를 갖는다. 스플릿 하위그룹 1,2위 맞대결이다. 성남은 현재 하위그룹 1위(14승7무9패·승점49)고, 제주는 2위(13승9무7패·승점48)이다. 단 승점 1점차이다. 상승세도 비슷하다. 성남은 최근 3경기 2승1패고, 제주는 5연승 질주 중이다. 두 팀 모두 아깝게 상위그룹에서 떨어진 후, 하위그룹에서 부동의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이번 시즌 상대 전적도 2무로 팽팽하다.
그런데 성남은 이번 경기를 꼭 이기겠다는 각오다. 마침 구단의 어수선한 상황도 정리된 터라 승리로 그 기쁨을 자축할 생각이다. 팀 해체 위기까지 몰렸던 성남은 성남 시민구단으로 재창단된다. 이재명(49) 성남시장은 지난 2일 성남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 일화 축구단을 인수해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로축구 통산 일곱번 챔피언에 오른 성남 일화는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이지만 지난해 9월 문선명 전 통일그룹 총재가 타계한 후 위기가 닥쳐왔다. 스포츠 부문 사업의 비중이 줄면서 축구단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 축구단은 지난 3월부터 성남시에 시민구단 전환을 타진했다. 그러나 성남시는 연간 100억~200억 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부담스러워 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때 안산시가 성남 일화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8월 말에는 원칙적인 합의를 끝냈다. 그러나 안산시는 20억~30억 원을 지원해줄 메인스폰서를 찾지 못해 인수 발표를 미뤘다. 안산시가 움직이자 성남 지역 여론에 변화가 생겼고, 결국 성남시가 고심 끝에 시민구단으로 전환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성남 일화 서포터스를 비롯한 K리그 각 구단의 서포터가 성남의 잔류를 청원했다.
안익수 성남 감독과 선수들도 홀가분하게 경기에 나서게 됐다. 그간 팀 훈련도 제대로 못 챙길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안 감독은 다시 호랑이 감독으로 복귀했다. 복잡한 상황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선수들도 마음의 짐을 털고 마음껏 그라운드를 뛸 수 있게 됐다. 성남 관계자는 "우리 팀 팬들의 노력으로 이룬 결과다. 6일 홈 경기에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