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지난 5일 부산을 꺾고 66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승점55(16승7무6패·골득실+21)의 울산은 2위 포항(승점55·골득실+17)보다 두 경기, 3위 전북(승점53)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시즌 후반부로 갈 수록 울산이 유리해진다는 뜻이다. 팀당 7~9경기를 남기고 울산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울산의 고공행진 비결은 무엇일까.
더 강력한 철퇴축구
울산은 올 시즌 '알짜배기 영입'을 했다. 지난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울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출혈이 심했다. 이근호와 이호, 이재성이 군입대했고, 곽태휘와 고슬기는 중동, 에스티벤은 일본으로 떠났다.
대신 울산은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국형 일본 선수' 마스다를 영입했다. 또 롱스로인이 특기인 김성환이 에스티벤의 공백을 잘 메웠다. 과거 성남과 주빌로 이와타에서 '먹튀'라며 비난 받았던 한상운은 올해 울산에서 8골·7도움을 올리며 부활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꾸준한 공격력도 큰 힘이다. 지난 시즌 13골을 터트린 김신욱은 올 시즌도 15골·6도움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공수 안정을 찾은 울산은 팀 득점 1위(52골), 팀 최소 실점 2위(31실점)를 기록 중이다.
울산은 특히 홈에서 강하다. 올 시즌 홈에서 딱 한 번 졌다. 11승3무1패로 홈 승률(83.3%) 1위다. 올 시즌 연패는 딱 한 번 뿐이었다. 또 스플릿시스템 상·하위 분리 후 상위팀을 상대로 더 좋은 성적(스플릿 이후 2승1무)을 내고 있다.
'호거슨' 김호곤 감독의 힘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울산의 고공행진 비결은 김호곤(62) 감독으로 귀결된다. 김 감독이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울산 팬들은 김 감독을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에 빗대 '호거슨'이라 부른다.
김 감독은 까이끼, 호베르또, 박동혁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는 혜안을 자랑했다. 또 그는 196㎝ 장신 김신욱을 누구보다도 잘 활용하고 있다. 김신욱은 김 감독의 특별 훈련 속에 고공 플레이는 물론 땅으로 낮게 차서 공격하는 플레이도 펼치고 있다.
김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철퇴 축구는 곧 '이기는 축구'다. 먼저 덤비지 않고 웅크리고 있다가 김신욱의 높이와 하피냐의 치고 달리기를 활용해서 순식간에 공격한다. 단순한 뻥축구와 다르다.
김 감독의 '밀당 리더십'도 화제다. 김 감독은 시즌 도중 왼쪽 풀백 김영삼이 부진하자 강민수(센터백)와 김성환(중앙 미드필더)을 왼쪽 풀백으로 돌려 김영삼이 분발하게 만들었다. 또 최근 골키퍼 김승규가 대표팀에서도 자리를 잡는 등 승승장구하자 부상에서 복귀한 김영광을 투입해 김승규에게 자극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