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군단'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서울 생활이 시작됐다. 몸값 총액이 6000억 원에 이르는 브라질 선수들은 서울에서 뭘 먹고, 어떻게 휴식을 취할까.
브라질 팀은 지난 7일에 입국해서 12일까지 서울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머문다. 브라질 선수들이 머물 숙소를 정하고 체크하기 위해서 사전 답사만 네 차례 실시했다. 브라질축구협회, 그리고 브라질의 평가전 권리를 가진 기업 '피치'가 올해에만 각각 두 차례씩 한국을 방문해 호텔을 답사했다. 이들은 답사 때 대한축구협회가 추천한 서너 개의 호텔을 꼼꼼하게 비교하고 갔다.
그랜드 힐튼 호텔을 선택한 건 '이동 거리', 그리고 선수들의 '안전'을 고려한 결과다. 이 호텔은 브라질 팀이 훈련하는 파주 NFC(국가대표팀훈련센터)와 거리가 가깝고, 또 도심이 아닌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해서 조용하고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낮다.
"해 주세요"
브라질 관계자들은 현지 답사기간 동안 "수영장 물 온도를 원하는 온도로 바꿔줄 수 있는가"를 체크했다. 물에서 재활 치료를 할 경우에는 수영장의 물 온도를 올려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 브라질은 피트니스 센터, 식당을 단독으로 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힐튼 호텔 피트니스 센터는 회원제로 운영된다. 그런데 브라질 선수들이 사용하는 시간만큼은 회원도 출입이 불가능하다. 호텔 측은 미리 회원들에게 특정 시간대에 헬스장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브라질은 8일 오후로 예정됐던 야외 훈련을 취소했다. 시차 적응이 덜 됐다는 이유였다. 이날은 뒤늦게 합류한 선수들 일부만 호텔 내부의 사우나와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했다.
브라질 선수들은 매 끼니 식사를 호텔 안에서 해결한다. 브라질축구협회가 제시한 조리법대로 호텔 요리사들이 음식을 만든다.
"하지 마세요"
브라질 측은 선수들의 안전을 이유로 최대한 외부와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브라질은 호텔 7층을 통째로 빌려서 쓰고 있다. 선수들은 룸메이트 없이 1인 1실을 사용한다. 브라질은 호텔 측에 요청해서 일반인의 접근을 불가능하게 했다. 경호원 6명이 호텔 7층을 번갈아가면서 지킨다. 브라질 측은 경호원이 부족하다며 인원 충원을 요구했다. 호텔 직원조차도 7층에 들어갈 수 없다.
눈에 띄는 부분은 브라질 측이 여성 스태프의 접근을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라질 측은 호텔에 "여성 하우스키퍼 또는 여성 매니저의 7층 출입을 막아 달라. 방 청소는 무조건 남성이 해 달라"고 요구했다. 자유분방한 브라질 선수들이기에 혹시나 일어날지 모르는 불미스러운 일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다. 또 7층을 드나드는 스태프에게는 '사진 촬영 절대 금지'를 부탁했다.
브라질 선수들은 7일과 8일 모두 안전을 이유로 대부분 방 안에서 지냈다. 네이마르(21)·다니엘 알베스(30·이상 바르셀로나)·마르셀루(25·레알 마드리드) 등이 7일 오전 일찌감치 입국한 선수들이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65) 감독이 한국에 도착하기 직전 잠깐 나가 쇼핑을 즐긴 게 전부다.
반면 스콜라리 감독은 자유롭게 호텔을 내부를 돌아다닌다. 8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코칭스태프와 호텔 1층 로비 구석에 있는 소파에 앉아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호텔 1층 입구에는 브라질 취재진 10여 명이 하루 종일 선수들을 기다린다. 네이마르·헐크(27·제니트)처럼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지나가는 선수도 있는 반면 에르나네스(28·라치오)처럼 10분 넘게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있다.
브라질은 한국과 평가전 직후 공항으로 이동해 전세기를 타고 중국 베이징으로 떠난다. 대한항공 전세기를 빌려 편하게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도 브라질 측의 요구 조건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