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축구협회, 브라질전을 명품 경기로 만든다
브라질전은 '명품 A매치'로 축구대표팀 경기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의 평가전은 예매표가 순식간에 매진되며 화제를 모았다. 최근 대표팀 A매치 관중이 눈에 띄게 하향세였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간다. 브라질전은 A매치 마케팅 측면에서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비싼 팀 데려와서 비싸게 판다
축구협회는 브라질을 데려오기 위해 300만 달러(약 32억원)를 썼다. 이해두 협회 대외협력실장은 "'단기수익이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강팀과의 평가전을 잡으라'는 정몽규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 정 회장이 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치른 크로아티아전 이후 강팀과의 A매치 중요성을 인식하셨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전 티켓은 고가다. 이번 경기에서 축구협회는 스페셜석(20만원)과 특석(10만원)을 새로 만들었다. 스페셜석은 대표팀 유니폼(7만원 상당)와 호텔식 뷔페, 특석은 형광 스틱과 고급 도시락이 제공된다. 기존 5만원, 3만원, 2만원이었던 1·2·3등석 가격도 8만원, 5만원, 3만원으로 올랐다.
그런데도 지난달 27일 예매가 시작되고 하루 만에 인터넷과 하나은행 판매분 6만 여 장 중 5만7000장이 팔려나갔다. 그리고 불과 2~3일 만에 현장 판매분(2000~3000장)을 제외한 티켓 전량이 소진됐다.
브라질전에서는 A매치 사상 처음으로 일반 고객에게도 스카이박스(10인실 500만원·29인실 1000만원)를 판매한다. 스카이박스는 주로 축구협회 후원사를 비롯해 대기업과 금융권 및 IT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접대용으로 구매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반팬의 문의가 폭주해서 처음으로 비(非) 기업 고객에게도 스카이박스를 판매하기로 했다. 8일까지 53실 중 43실이 팔려나갔다.
'공짜표' 없애는 인식 만들어야
축구협회는 브라질전으로 얻는 수익이 거의 없다. 초청료가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입장권 매진 시 예상 입장수익은 25억원 가량이다. 이해두 실장은 "고가 티켓으로 A매치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켜 명품 경기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브라질전처럼 모든 A매치에서 고가 티켓 정책을 펼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매번 강팀만 초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관중이 없는 경기에서는 또 공짜표가 나돌 것이다. 결국 공짜표를 없애 'A매치는 돈 주고 보는 것'이라는 인식을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