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21·알비렉스 니가타)가 '유럽파' 박주호(26·마인츠)와 윤석영(23·QPR) 벽을 넘을까.
김진수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평가전 출격을 대기한다. 선발 출전 확률은 33.3%다. 왼쪽풀백 박주호-윤석영과 주전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앞서 김진수는 지난 7월 A매치 데뷔전이었던 동아시안컵 호주와 1차전에서 팔방미인 면모를 뽐냈다. 왕성한 활동량, 전담키커로 날카로운 왼발킥, 25m 괴력 스로인 등을 선보여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축구팬들을 매료 시켰다. 일본과 3차전에서도 분투했다. 이영표(밴쿠버)의 2011년 1월 대표팀 은퇴 후 2년 넘게 무주공산인 왼쪽풀백 적임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진수는 8월 페루와 평가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결장했고, 9월 아이티-크로아티아와 평가전에는 유럽파 박주호-윤석영에 밀려 대표팀 탈락 쓴맛을 봤다. 김진수는 지난 5일 사간도스와 J리그 28라운드에서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조용히 칼을 갈았고, 이번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김진수는 늘 겸손하다. '라이벌' 윤석영-박주호에 대해 김진수는 "석영이 형과 주호 형은 나보다 더 좋은 선수들이다. 해외에서 괜히 뛰는 것이 아니다.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고 있다. 수비가 뛰어난 주호 형과 공격 가담이 좋은 석영이 형의 장점을 모두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라이벌 윤석영과 박주호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윤석영은 홍명보 감독이 지휘한 청소년팀-아시안게임팀-올림픽팀에서 주전 왼쪽풀백으로 활약했다. 박주호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를 모두 경험했고, 최근 소속팀에서 9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했다. 물론 윤석영은 소속팀 주전경쟁에서 밀려 지난달 그라운드를 아예 밟지 못했고, 박주호는 최근 소속팀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해 실점을 내주는 등 약점이 있기는 하다.
김진수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이번 브라질전은 김진수가 세계 무대에서 통할지 검증할 수 있는 진짜 무대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선발 출전한다면 왼쪽 날개 손흥민(레버쿠젠)과 함께 브라질의 오른쪽 미드필더 하미레스(첼시)-오른쪽 풀백 다니엘 알베스(바르셀로나)와 맞서야 한다. 김진수-손흥민은 2009년 나이지리아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 1월 수원에서 만나 김진수는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다니엘 알베스와 마르셀로(레알 마드리드)를 꼽았다. 김진수는 "알베스와 마르셀로는 수비 만큼 공격력이 뛰어나다. 인터넷을 통해 두 선수의 플레이를 반복해서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우상과 직접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한편, 김진수는 엘리트 코스를 차근차근 밟은 한국 차세대 수비수다. 12세부터 13세, 14세, 15세, 16세 등 각급 대표팀에 빠짐없이 뽑혔다. 2009년 나이지리아 17세 이하 월드컵에 주장 완장을 차고 손흥민, 윤일록(서울) 등과 함께 출전해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또 2011년 콜롬비아 20세 이하 월드컵에 한 살 많은 백성동(주빌로) 등 형들과 함께 출전해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지난해 일본 J리그 니가타에서 프로 데뷔하자마자 주전을 꿰찼고, 올 시즌도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김진수는 성실맨이다. 작년 12월초 휴가를 받아 국내에 들어왔지만 수원에서 한달 넘게 하루도 쉬지 않고 개인 훈련을 했다. 어깨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장거리 스로인 연습을 빼먹지 않는 악바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