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업계에 때 아닌 ‘각선미’ 경쟁이 불붙고 있다.
갈수록 가볍고 얇아지는 생활가전의 다이어트 전쟁 속에 제품 몸체를 지탱하는 ‘발’에 해당하는 ‘스탠드’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최근 이 같은 변화는 제품 본연의 기능을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존 상대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던 스탠드 영역까지 디자인을 다양화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제품의 몸체는 뛰어난 기능을 선보이는 익숙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기능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색다른 디자인의 스탠드를 겸비한 신제품을 선보여 기능과 디자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TV업계에서는 뛰어난 화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하단의 스탠드를 비우고 화면만 둥둥 떠 있는 듯한 공중부양 디자인을 구현해 화제다.
LG전자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에 성공한 ‘곡면 올레드 TV’는 TV시청 시 화면과 관계없는 모든 시각적 부담감을 제거하기 위해 혁신적인 일체형 크리스털 스탠드를 적용해 디자인했다.
LG 곡면 올레드 TV는 아이맥스 영화관처럼 화면의 양 옆이 오목하게 휘어져 기존 평판TV와 달리 시청자의 눈에서부터 화면 중심부와 측면까지의 각거리가 동일해 화면 왜곡과 시야각 끝
부분이 흐려지는 ‘외곽부 인지도 감소 현상’을 최소화 했다. 이를 통해 최적의 곡률을 확보함으로써 더욱 편안하고 실감나는 화질과 몰입감을 제공하는데, 이같은 제품 본연의 기능인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TV의 스탠드 또한 투명 크리스탈 재질로 제작되었다.
또 세계 최초로 필름 스피커를 적용해 스피커가 화면 아래나 뒤쪽에 위치한 일반 TV와 달리, 전면의 스탠드 좌우에 투명하고 얇은 필름 타입의 스피커를 채택했다. 이런 강점을 발판으로 201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2013 reddot design award) 최고상인 대상(Best of Best)을 수상하며 디자인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음질 경쟁으로만 치닫던 홈시어터 스피커도 예술 작품으로 느껴질 정도의 수려한 스탠드 디자인으로 차별화에 나서며 가전업계의 각선미 경쟁에 합류했다.
뱅앤올룹슨의 ‘베오랩 14’는 다양한 공간 배치가 가능한 스탠드형 위성 스피커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지름 약 16cm의 작은 크기와 깜찍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스탠드 형태의 위성 스피커는 테이블, 바닥, 천장 등에 설치하거나 예술품처럼 벽면에 거는 등 다양한 조합으로 배치가 가능해 인테리어 효과도 극대화 할 수 있다. 스피커 커버는 총 6가지 색상(화이트, 블랙, 실버, 다크그레이, 레드, 블루)으로 다양하게 교체할 수 있어 공간 분위기에 따라 새로운 연출도 가능하다.
부피감이 큰 박스형 디자인 일색이던 스팀 다리미 시장에 여성스럽고 우아한 ‘드레스’ 디자인의 제품이 출시돼 생활가전의 디자인을 중시하는 2030 새내기 주부들을 중심으로 화제다.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탠드형 스팀다리미 '한경희스팀다림 HI-5050'은 본체 바닥이 넓어 안정감이 큰 데다 기존 부피감이 큰 제품의 '박스형' 디자인을 '드레스'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드레스 디자인은 박스형과 바닥 넓이가 같지만 부피감이 적고 흔들림이 적어 코트, 재킷 같은 무거운 의류도 안정적인 다림질이 가능하다. 특히 1리터 대용량 분리형 물통을 도입해 물 보충이 편리하고 최대 60분간 다림질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거실, 서재, 침실 등 공간의 특성에 따라 벽걸이와 스탠드로 변형할 수 있는 오디오는 사용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입맛대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야마하 레스티오 ISX-B820은 미니멀하면서도 모던한 스탠드 디자인을 통해 우수한 공간 활용도는 물론 인테리어적 요소까지 갖춘 도킹오디오다. 얇고 가벼운 스탠드는 좁은 공간에서 유연하게 배치가 가능하며, 액세서리만 있으면 스탠드를 제거한 후 벽에도 설치할 수 있다. 또한 본체 정면에 있는 LED 표시장치 외에는 모든 면을 그물 처리해 얼핏 보기엔 실내 장식물처럼 보이는 세련된 디자인과 화이트, 녹색, 마젠타 등 다양한 컬러는 실내 공간의 오브제 역할까지 톡톡히 수행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갈수록 심화되는 가전제품의 슬림화·경량화로 디자인적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심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사는 제품 본연의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욱 새로운 방법으로 디자인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