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재능뱅크=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농촌 지역 재능 기부 서비스다. 각종 교육, 돌봄서비스, 이미용 봉사, 벽화그리기, 마을 계획 컨설팅 등 특별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 스마일재능뱅크 홈페이지(w w w.smilebank.kr)에 접속해 ‘재능기부참여’ 메뉴를 클릭한 뒤, 기부 신청을 할 수 있다. ‘요청마을찾기’ 메뉴를 클릭하면 재능나눔을 필요로 하는 마을을 확인할 수도 있다. 현재 약 3만5000명의 재능 기부자들이 참여해 1144개의 마을에서 재능 나눔을 실천하고있다.
경북 청도군의 산골인 풍각면 성곡1리에는 중국집 배달용 철가방처럼 생긴 건물이 있다. 코미디와 개그 공연 극장, ‘철가방 극장’이다. 객석은 비록 38석이지만, 객석은 매회 공연마다 거의 매진이다. 공연 내내 폭소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철가방 극장은 개그맨 전유성(64)씨가 운영한다. 그는 공연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마다하지 않는다. 시골 극장을 찾은 관객에 대한 예의다.
애초 성곡1리는 외지인이 거의 찾지 않는 외딴 산골이었다. 2008년 저수지가 생기면서 수몰 마을 주민들이 옮겨와 꾸민 마을이다. 물에 잠기기 전 80가구 중 67세대는 고향을 떠나고, 23가구가 마을을 만들었다.
보상을 받았다지만 농토는 물에 잠기고 남은 건 산중의 척박한 밭뙈기뿐. 주민들은 먹고 살 길이 막막했다. 그때 경북대 농업경제학과를 나온 주민 박성기(50)씨가 나섰다. 마을을 살릴 길이 없을까 주민들과 머리를 맞댔다.
처음엔 다들하는 체험 사업을 생각했다. 정부 지원을 받아 100명이 머물 수 있는 강의실 겸 숙소인 그린투어센터를 짓고, 경관 좋은 저수지 옆에 펜션을 만들었다. 그리곤 미나리 수확 체험 등 이런저런 체험 사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평범한 체험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이는 거의 없었다.
고민 끝에 조금 엉뚱한 발상을 했다. ‘코미디’란 소재였다. 당시 박씨는 청도의 다른 마을에 정착해 짬뽕집을 운영하는 전유성씨를 알게 됐다. 그리고 ‘코미디 극장을 세워 보자’고 제안했다. 전씨를 설득한 박씨가 마을 운영위원장이 돼 발벗고 나섰다.
산골 마을 주민들의 절박함은 전씨의 마음을 움직였다. 2009년 하반기에 개그 학교를 먼저 열었다. 전국에서 개그를 배우겠다며 100여 명이 왔다. 그들은 주말마다 그린투어센터에서 먹고 자며 개그를 비롯해 춤ㆍ노래ㆍ마술을 배웠다. 주민들은 이들에게 밥을 지어 줘 돈을 벌며 수익사업에 조금씩 눈을 떴다.
다음은 극장을 열 차례였다. ‘개그도 자장면처럼 배달한다’는 생각으로 철가방 모양 건물을 짓기로 했다. 담당 공무원을 설득해 농림축산식품부(당시 농림수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모두 13억원을 지원받았다.
극장은 단순히 코미디만을 팔지 않는다. 공연을 보고 나온 관객들은 마을 저수지 주변을 산책한 뒤 식당에 들러 6000원짜리 국밥을 먹고 특산물 판매장에서 아이스홍시·감와인을 사 간다. 이렇게 공연을 즐기고 마을 관광과 쇼핑을 하는 관광객이 지난 한해에만 8만 여명. 이들을 통해 주민들은 1억3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농식품부는 2011년 성곡1리를 ‘색깔 있는 마을’로 지정해 전국에 알렸다. 주민들의 자발적 아이디어로 특색 있는 사업을 하는 마을을 골라 주는 호칭이다. ‘철가방 마을’의 명성이 퍼지면서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 13가구가 귀촌했다. 땅값도 보상 때 10만원(3.3㎡)을 받은 밭이 최근에는 30만원에 팔렸을 정도로 올랐다.
철가방극장의 실험은 군 전체로 퍼졌다. 청도는 코미디박물관 등이 들어서는 코미디 창작촌 건립을 추진 중이다. 청도 전체가 코미디 고장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철가방 마을에서 한 수 배우려는 발길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대구시 평광동 주민 40여 명이 성곡1리를 찾아 마을 견학을 하고갔다. 평광동은 대구능금이 첫 출발한 시원지이자 지금도 100년된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열리는 마을이다. 철가방마을 박 위원장은 이들에게 ‘농촌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누구나 와서 마음씩 웃고 편안히 쉬고가는 힐링의 명소로 마을을 가꾸는 게 박 위원장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