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 지난 15일부터 강호동·박진영·존박 등을 내세워 3개월간의 농구 특집을 시작했다. '출발 드림팀'도 그룹 엑소와 2AM 정진운 등을 내세운 농구 특집을 내보낼 예정이다. 18일부터는 90년대를 소재로 한 tvN '응답하라 1994'가 당시 연세대 농구팀을 둘러싼 이야기를 선보였고, 21일부터는 1948년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올림픽 8강 신화를 달성한 농구대표팀을 소재로 한 tvN '빠스켓볼'이 시작했다.
이같은 현상은 방송가에 부는 '90년대 복고 바람'의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영화 '건축학개론'과 tvN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90년대를 소재로 한 작품이 터져나오기 시작했고, 당시 인기 스포츠였던 농구가 자연스럽게 등장했다는 것. 한 관계자는 "농구는 아직까지도 허재나 이상민이 떠오를 정도로 9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종목이다. 당시 웬만한 톱연예인들에 못지 않게 농구선수들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그 시절을 환기시키는 소재로 적격"이라고 전했다.
현재 방송가의 주축 제작진도 대부분 이 당시 젊음을 보낸 사람들이다. '응답하라 1994'의 신원호(38) PD는 94학번, '빠스껫볼'의 곽정환(41)PD는 90학번, '응사'에 우정출연한 나영석(37) PD는 94학번, JYP 박진영(41)은 91학번이다.
문경은·우지원·전희철·현주엽 등 90년대 농구 스타들이 전원 은퇴한 것도 이 시대를 추억으로 그려내기 좋은 조건이다. 특히 올해 초 90년대 연대 농구팀의 막내뻘이었던 서장훈이 은퇴하며 완전한 세대교체를 끝냈다. 이들 중 문경은·우지원·김훈 등은 '응사'에 카메오로 출연해 직접 자신들의 20여년 전을 연기했다. 우지원은 '예체능' 연예인팀의 코치로 등장해 강호동과 존박 등을 조련중이며, 전희철·신기성 등이 직접 시범경기에 등장하기도 했다. 서장훈도 최근 MBC '무한도전'과 '무릎팍도사' 등에서 '예능 공룡' 캐릭터를 쌓기도 했다. CJ 관계자는 "이들은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요새 예능 트렌드에 힘입어 앞으로도 계속 방송계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