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 제523호 법정에서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배우 장미인애(29) 박시연(34) 이승연(45)에 대한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검찰은 장미인애에게 징역 10월, 이승연·박시연에게 각각 징역 8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의사 2명에게는 각각 징역 2년과 2년2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여배우 3명에 대한 프로포폴 투약은 병원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병원 바깥에서 이뤄지는 무분별한 투약과는 구별돼야 한다. 또한 투약자 보다는 의사에게 주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주로 의사들에 대한 강도높은 수사를 벌여왔다"면서도 "하지만 피고인들의 프로포폴 투약 기간이나 횟수, 빈도 등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거짓 진술을 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가 없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이어 "이승연의 경우, 검찰 조사 때는 범행을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되자 혐의를 부인하는가 하면, 수사 과정에서 매니저를 통해 증거를 인멸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박시연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 당시엔 범행을 시인하더니 재판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또 공판 과정에서 휴대폰 통화 내역 등 조작된 것으로 보이는 증거를 제출 하는 등 역시 죄질이 좋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미인애에 대해서는 "(프로포폴의) 향정신성 의약품 지정 전부터 총 400회 넘게 투약을 받았음에도 재판 과정에서 '우유주사라고 불리는 프로포폴에 대해 처음 알았다'고 증언했다. 또 병원을 옮겨 다니며 중복 투약을 받았던 점으로 미뤄 의존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프로포폴이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된 2011년 2월 이전까지 합하면 이들이 4∼6년에 걸쳐 평균 400~500차례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장미인애는 마지막 변론에서 "배우 활동에 있어 운동과 식이조절로는 부족했던 부분들을 의료를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줄은 몰랐다. 선처해 주신다면 열심히 살아가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승연은 "다시 일어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 잘 알고 있다. 불법이란 것을 알았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선처를 베풀어 주시길 간곡히 바란다"며 울먹였다. 박시연은 "깊이 사과드린다. 지금까지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승연과 박시연은 지난 14일 제13차 공판에서 검찰 수사 과정의 진술을 번복했다. 당시 이승연 측은 "수면 마취로 인한 비몽사몽간에 프로포폴의 추가 투약을 요구했다"는 과거 진술에 대해 "진술 당시 장시간에 걸친 조사와 검사의 수차례 반복된 질문으로 인해 사실과 다르게 답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박시연 측도 "처음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을 때 수사관이 '인정을 하면 선처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무지한 입장에서 인정을 하면 사건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일부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프로포폴 관련 공판은 지난 3월 검찰이 박시연·이승연·장미인애 3인을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이후 7개월여 간 이어져 왔다. 검찰은 박시연은 126차례, 이승연은 111차례, 장미인애는 95차례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주장하며 "의사에 처방 하에 이뤄진 적법한 투약이었다"고 반박하는 여배우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