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97'의 신원호 PD·이우정 작가가 시즌2 격인 tvN '응답하라 1994'로 다시 뭉쳐 90년대 추억을 곱씹게 하고 있다. 지난 해 '응답하라 1997'를 통해 H.O.T와 젝스키스 등 아이돌 1세대 문화를 되짚었다면, 이번엔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의 열풍과 우지원·이상민 등 90년대 농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특히 우지원·문경은·김훈 등 당시 코트를 주름잡은 선수들이 실제로 등장해 더욱 재미를 더한다.
배경은 신촌 하숙집이다. 시골에서 서울로 갓 상경한 스무 살 대학생들의 서울 적응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 환승역인 시청역에서 출구를 찾지 못 해 한참을 헤매는 김성균(삼천포)의 에피소드와 첫 미팅 장소인 햄버거 가게에서 어떤 메뉴를 시켜야할지 몰라 '멘붕'에 빠진 김성균·손호준(해태)의 모습 등이 예전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하숙집 딸 고아라(성나정)의 남편이 누가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정우·유연석·김성균·손호준·바로 등 남편 후보는 총 5명. 지난 해 보다 여주인공의 남편 후보군이 많아져 더욱 흥미진진한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
더욱 풍성해진 스토리에 힘 입어 시청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26일 방송된 4회는 평균 시청률 4.2%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시청률은 5.6%를 찍으며 케이블·위성·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지난 해 '응답하라 1997'이 방송 8주 만에 최고 시청률 5%를 돌파한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빠른 상승세다. 요즘 가장 '핫'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둘러싼 각종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 신원호 PD에게 직접 물었다.
Q.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너에게'를 리메이크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이 드라마 OST로 삽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을 것 같다.
A. "지난 해 '올 포 유'와 '우리 사랑 이대로'를 리메이크해서 OST 음악으로 담았다. 그 때 반응이 좋아서 이번엔 5곡 정도 OST를 선보이려고 한다. 그 중 한 곡이 '너에게'다. 좋은 노래를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에 리메이크곡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 서태지씨 음악을 리메이크하는 게 저작권 문제 등으로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 되면 할 수 없지'라는 심정으로 서태지 측에 물었는데 의외로 선뜻 오케이를 해주셨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을 리메이크하는 건 처음이니깐 굉장히 뜻 깊다. 90년대를 대표하는 곡을 OST로 들려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Q. 건물·하숙집·학교 중에서 어떤 게 세트인가.
A. "세트가 아예 없다. 전부 리얼이다. 장소를 섭외하고 직접 풀 세팅을 해서 촬영한다. 얼마 전 등장한 신촌 락카페 '스페이스'는 홍대 근처의 건물을 세팅해서 촬영했다. 예전 '스페이스' 건물이 다른 걸로 바뀌어서 비슷한 느낌이 나는 곳으로 섭외했다. 신촌 하숙집도 실제 집이다."
Q. 삐삐(비퍼)가 소품으로 자주 등장한다. 방송에선 작동이 되던데 새로 구매한 것인가.
A. "작동은 안되는 거다. 액정에 전화번호나 숫자가 찍히는 건 전부 CG(컴퓨터 그래픽)처리한거다. 이번에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삐삐는 한 번 해지하면 다시 쓸 수 없다고 하더라. 또 새로운 번호를 입력해서 사용하는 것도 안된다고 하더라. 새 삐삐를 만들어서 통신사와 연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CG처리를 해서 사용하고 있다."
Q. 90년대 때 사용한 소품들은 어떻게 다 준비했나.
A."지난해 보다 촬영 여건이 좋아져서 미술팀이 따로 생겼다. 큰 어려움 없이 준비했다. 작가들이 이상민·우지원 등 당시 인기 있었던 농구 스타들의 팬클럽 회원들에게 연락을 취해 도움도 얻었다. 또 서태지씨 팬클럽 등에게 당시 소품을 대여해서 사용하고 있다."
Q. 신동엽이 출연하는 SBS '기쁜 우리 토요일'과 농구대잔치 영상이 삽입된다. 어떻게 영상을 사용할 수 있었나.
A."영상 자료는 전부 구입한 거다. 방송사끼리 자료화면을 쓸 때 돈을 주고 사온다. 90년대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일일이 영상을 샀다."
Q. 야외 촬영을 할 때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
A."사극을 찍는 게 더 쉬울 것 같다. 밖에서 찍을 때 요즘 차가 지나가면 다시 찍어야한다. 골목마다 새 주소가 적혀있어서 그걸 피해서 찍는 것도 힘들다. 그래서 야외 촬영할 때 구형 차를 여러 대 섭외해서 갖고 나간다. 에스페로 등 구형 차는 주변에 갖고 있는 사람이 간혹 있더라. 수소문 해서 예전 차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