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Breeders' Cup Classic)과 호주 멜번컵(Melbourne Cup)에서 여성 감독들이 처음으로 우승마를 배출하는 전대미문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먼저 여풍이 분곳은 미국이다.
2일 미국 산타아니타 경마장에서 열린 브리더스컵 클래식에서‘무초마초맨(5세·수)’이 우승했다. 이 우승으로 캐시 리보트는 여성 감독 최초의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 감독이 됐다. 북미 경마 최고 상금인 600만 달러(63억6060만원)가 걸린 이번 대회는 미국 경마팬들의 관심이 대단히 높았다. 지난해 우승마인 ‘포트라니드’와 2위마인 무초마초맨의 리턴매치가 열렸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 4위권에서 기회를 엿보던 무초마초맨은 4코너를 돌며 선두로 나섰다. 이후 무초마초맨은 경주 막판 ‘윌테이크차지’와 ‘데클러레이션오브워’의 추격을 따돌리고 코차로 우승했다.
5일에는 미국과 지구반대편에 있는 호주에서 ‘여풍’ 불었다.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열린 제153회 멜번컵에서는 전 영화배우이자 호주의 유명 여성 경마감독인 가이 워터하우스의 경주마 ‘피오렌트(5세·수)’가 그림 같은 추입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0만 관중이 운집한 이날 경주에는 총상금 620만 호주달러(62억2821만원)를 놓고, 잉글랜드 축구스타 마이클 오언의 애마 ‘브라운팬서’를 비롯해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24마리의 경주마들이 출전해 승부를 펼쳤다. 3200m의 장거리로 펼쳐진 경주에서 피오렌트는 막판 200m를 남겨두고 번개 같은 추입력을 발휘하며 2위 ‘레드카독스’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워터하우스는 멜번컵 우승을 이끈 첫 여성 감독으로 기록됐다. 워터하우스 2번이나 멜번컵 우승을 이뤄낸 전설적인 경마 감독 티제이 스미스의 딸로 70년대 드라마 ‘닥터 후’ 등에서 배우로 활동하다 92년부터 본격적으로 경마감독으로 데뷔해 100여개 이상의 GⅠ경주 우승을 이끌어 ‘터프주로의 여왕’으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