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JYP 박진영이 경쟁사 YG의 소속 가수 태양의 춤실력을 극찬하며 한 말이다. R&B에 심취했던 태양이 강렬한 힙합곡 '링가링가'를 들고 돌아왔다. 태양은 이 무대에서 자신의 장기인 댄스 퍼포먼스의 극치를 선보인다. 지드래곤이 작사·작곡한 곡 위에서 무대를 집어삼킬 듯, 파워풀한 안무와 절도 있는 동작을 늘어놓는다. 반복된 연습만으로는 나올 수 없는 ‘소울’이 몸에 배어 있다.
싱글 공개에 앞서 선보인 댄스 영상 또한 반응이 좋다. 태양이 LA에 날라가 직접 찍은 영상으로 미국에서 손꼽히는 댄서 12명이 출연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영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댄서가 태양이라는 점. 미국의 유명 여가수 리한나가 영상을 본 뒤 반해 태양에게 트위터 팔로우를 신청했을 정도다. 11일 홍대 인근 카페에서 만난 태양 역시 새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 빨리 무대에 서고 싶다. 사과 박스 위에서라도 공연하고 싶었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태양은 싱글을 발표한 뒤 내년 초 정규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링가링가'에서 알앤비가 아닌 힙합을 시도했다.
"지금 가장 끌리는 음악이다. 솔로로 감성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만 난 원래 래퍼를 꿈꿨다. 지금 제일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게 힙합이다."
-작사·작곡한 지드래곤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
"내가 먼저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지용이가 들어보더니 몇 분 만에 후렴구를 만들어왔다. 굉장히 좋았고 이럴 바에 차라리 지용이가 전담을 하는게 맞겠다 싶었다. 녹음도 하루 만에 끝났다. 내 음색이나 음역대를 제일 잘 아는건 테디 형 그리고 지용이다. 내가 부르기 쉽게 곡을 쓴다."
-뮤직 비디오 외에 댄스 영상도 굉장히 화제다.
"미국에 패리스 고블이라는 여성 댄서가 있는데 영상을 보고 반해서, (양)현석이 형한테도 보여드렸더니, '사흘의 시간을 줄테니 미국에 가서 하루 배우고 찍어 와'라고 하더라. 뮤직비디오를 찍고, 바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후렴구의 '링가링가'라는 부분이 재미있다.
"지용이 아이디어인다. 동요 '둥글게 둥글게'에서 나오는 '링가링가링' 부분에서 착안했다. 테디 형도 그렇고 지용이도 노래에서 사람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한다."
-정규 2집도 곧 나온다.
"3년을 준비한 앨범이다. 그 때 그 때 하고 싶은 곡들이 들어가다 보니 다양한 곡들이 수록됐다. 알앤비 힙합이 기본이고, 일렉트로닉·발라드·록 음악도 있다. 아무래도 기간이 오래걸리다 보니 힘들었다. 그냥 빨리 내 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무대를 서고 싶은 마음을 참기 힘들었다. 앨범이 언제 나올지 모르니까 아무것도 못했다. 여자도 만나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은데 뭘 해도 찜찜한거다. 빨리 공개하고 뭔가 다른 걸 하고 싶다."
-늦어진 이유는 뭘까.
"내 욕심이다. 내가 좋아하는게 있는데 다른 사람이 싫어하면 납득을 못한다. 사장님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사장님이 내 음악을 좋아할 때까지 기다렸다. 좋아할 때까지 계속 들려드렸다."
-사장님이 원망스러웠겠다.
"안된다고 말해주면 ‘쿨’하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을 텐데 일정만 자꾸 밀리니까 속상했다. 근데 돌이켜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감사하다. 사실 내 고집 때문에 기간이 밀린 거니까. 사장님은 결국 그걸 다 받아주고 앨범을 내준거다."
-대선배 조용필에 대한 존경심을 방송에서 많이 표현했다.
"선생님의 컴백을 보고 어떤 가수가 돼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모범 답안지다. 예전에 다큐를 봤는데 선생님은 '가왕'이라는 말도 싫어한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이미지에 갇히기 싫다고 하셨다. 또 음악 방송을 그만둔 건 '가수와 팬의 이상적인 만남은 콘서트 무대 위'라는 철학이 있어서였다. 그런 모습들이 정말 가수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지드래곤의 솔로 월드투어를 함께했다. 본인도 욕심이 나겠다.
"어떤 형식의 공연이든 하고 싶다. 크기가 작아도 좋다. 길거리에 사과 상자 하나 올려놓고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
-태양은 빅뱅 멤버 중 모범생 이미지다.
"그건 아니다. 사실 반항적인 생각은 내가 제일 많이 할 거다. 근데 멤버들이나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그래서 노력을 한다. 밖으로 잘 놀러다니는 성격도 못된다. 그래서 얌전하게 보일 수도 있다."
-YG에 빅뱅을 잇는 신인 남성 그룹이 나온다.
"위너를 보면서 얼마나 힘들고 절박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방송을 보면 내가 노래와 춤을 가르쳐주지만 사실 내가 더 많이 배웠다. '나도 연습생 때는 이랬는데'라는 마음가짐도 갖게 됐다. 우리 다음에 나오는 보이 그룹이니까 잘 했으면 좋겠다."
-빅뱅이 컴백 준비에 들어갔다.
"이제 녹음에 들어갔다. 연말에는 싱글 한 장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정규는 내년 여름이나 가을쯤을 본다. 내년 안에는 어떻게 해서든 낼 거 같다."
-태양에게 빅뱅이란 어떤 의미인가.
"빅뱅이 나무라고 생각하고 난 그 중 하나인 가지라고 생각한다. 빅뱅이 내 뿌리다. 빅뱅을 위해선 모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 최근에 빅뱅을 둘러싼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는데 그 때 깨달았다. 이 친구들을 위해서는 모든지 할 수 있겠구나."
-데뷔 8년차의 목표는 뭔가.
"7년차부터는 목표라는게 없어졌다. 지금 하고 있는 걸 더 충실이 하면 될 거 같다. 좋아하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하는게 목표라면 목표다. 가수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는 확실해졌는데 어떤 음악과 모습으로 대중에게 영감을 줘야 할지는 숙제다. 행복한 고민이다."
-연애를 못 했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기 더 어려워 지는 거 같다. 가볍게 만난 적은 당연히 있는데 그걸 연애라고 보긴 힘들고 진짜 사랑을 해야되는데 어렵다. 지금 하고 싶은건 사랑이다. 사랑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난해한 헤어스타일 때문에 패션 지적도 가끔 받는다.
"예전에는 '정글의 법칙'이나 '아프리카의 눈물' 같은 방송을 보면서 원주민의 헤어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았다. 소·전갈 등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머리도 있다.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는데 사람들이 이해할 만한 머리를 하려고 한다."
-가요계 표절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나도 어떤 모습, 음악을 듣고 영감을 받는다. 근데 의도가 중요하다. 이렇게 똑같이 만들어야지가 아니라, 좋은 음악을 많이 듣고 내가 충분히 흡수를 했을 때 새로운 것을 창작할 수 있는게 중요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