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도 두산의 주장은 홍성흔(37)이 맡을 전망이다. 그는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고 했다.
2013시즌에 FA(프리 에이전트) 신분으로 친정팀 두산에 복귀하자마자 주장완장을 찼던 그는 특유의 '긍정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었다. 주위에서는 '홍성흔으로 인해 두산의 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내부적으로도 그는 팀원들에게 인정받는 리더였으며, 구단이나 감독, 코칭스태프에게 신임을 받는 주장이었다.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힘든 상황에서도 팀원들을 독려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가을의 기적'을 만들어내는데 큰 힘이 됐다.
허구연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두산에 홍성흔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능력있고, 경험 많은 고참이 팀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두산에서는 홍성흔이 그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욱(53) 두산 감독도 주장 홍성흔에게 듬직함을 느끼고 있다. 김 감독은 "성흔이가 2013시즌에 선수들을 잘 이끌면서 다독였다. 내년에도 좋은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2년 연속 두산의 주장을 맡은 홍성흔이지만, '내년에 주장완장의 무게는 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팀이 올해 우승을 못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좋은 성적을 만들었고, 선수들은 잘 싸웠다"면서 "선수들도 그렇지만, 이제는 팬들도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강할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이)종욱이도 (손)시헌이도 (최)준석이도 없다. 내가 후배들에게 좀 더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로 강한 책임감을 느꼈다.
주장으로서 뿐만이 아니다.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의 홍성흔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홍성흔은 내년이면 만 38세로 적지 않은 나이가 된다. 그럼에도 배트 스피드며 그라운드에서의 열정, 방망이 실력 모두 어린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홍성흔의 올 시즌 성적은 127경기 출장해 15홈런 72타점·타율0.299. 후배 김현수(16개)에 1개 차로 뒤진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홈런 기록이다. 준수한 성적이긴 하지만, 만족은 없다. 홍성흔은 "나도 나이가 들고 있음을 왜 느끼지 못 하겠냐"면서 "그럴수록 더욱 운동을 열심히 하고 긴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한 살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더 많이 고민하고 운동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더욱이 내년에는 거포 용병이 들어온다. 더욱 노력해야한다"고 했다.
목표는 분명하다. 홍성흔은 '속 시원한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올해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바라보는 팬들도 나도 속 시원한 야구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