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31·삼성)이 일본의 명문 팀 한신으로 이적한다. 오승환 측은 "한신이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삼성과 한신은 22일 오승환의 이적에 합의하고 2년 최대 9억엔(약 95억원)의 계약조건을 발표했다. 계약금은 2억엔, 연봉은 3억엔이다. 또한 성적에 따라 연간 5000만엔의 인센티브가 추가된다. 이대호(31)가 오릭스에서 2년간 받은 7억엔(약 73억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아울러 한신은 이적료 5000만엔(약 5억2000만원)을 삼성에 지급하기로 했다.
오승환 측은 "한신의 진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한신은 그 동안 미나미 노부오 사장과 나카무라 가츠히로 단장 등 구단 고위관계자가 직접 나서 오승환의 영입 의사를 밝혔다. 시즌 중반에는 2년 7억엔(약 74억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흘리며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고, 나카무라 단장이 지난 9월 오승환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몸값과 이적료 등을 이유로 오락가락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승환을 대신해 새로운 마무리 후보를 찾는다는 등 갈 지(之) 행보를 했다. 게다가 한신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양치기 소년' 이미지가 강했다. 과거 이승엽부터 임창용, 김태균, 이대호 등 한국 선수가 일본으로 진출할 때마다 관심을 드러냈으나 계약으로까지 이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때문에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 전까지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절대 믿을 수 없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본 매체에서 (오락가락) 보도가 많았지만 한신은 그 동안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본 내 여러 구단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했는데, 다양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한신이 마무리 투수로 오승환을 간절히 필요로 했다. 오승환 역시 본인이 마무리 역할을 하면 충분히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이라고 생각했다"며 한신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