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규칙 개정’ 적극 대응하는 오리온스, 다른 구단 반응은?
2013-2014 프로농구가 심판 판정 논란 때문에 시끄럽다.
사건의 발단은 20일 열린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SK 78-69 승)였다. 승부처인 4쿼터에 심판이 오리온스의 두 차례 파울을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오리온스가 강하게 반발했다.
프로농구연맹(KBL)의 이보선 심판위원장은 이례적으로 21일 두 차례 판정이 오심이었다고 인정했다. 김동욱(오리온스)의 평범한 파울을 속공파울로 지적한 것, 그리고 이현민(오리온스)의 공격자 파울 지적 등 두 가지 판정이 문제가 됐다. 오리온스는 KBL에 재경기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지만 KBL은 이를 묵살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
KBL은 해당 경기 심판인 최한철·홍기환·김백규 심판에 대해 1~2주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오심이 발생한 시점부터 재경기를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KBL은 '심판 판정에 대한 제소는 일절 인정하지 않는다'는 경기규칙 101조를 근거로 들며 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25일 "재경기 불가라는 KBL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 구단과 팬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있기까지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재경기 관련 규정 개정을 요구했다.
이형진 오리온스 부단장은 "우리가 큰 걸 요구하는 게 아니다. 단지 그동안 반복돼 온 심판 판정 논란에 대해 근본적으로 접근해 KBL의 구체적인 답변을 듣고 싶은 것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잘못된 건 뿌리뽑아야 한다. 상처를 입어도 이번 문제에서 가만히 물러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건이 오리온스 구단과 KBL의 감정 싸움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프로농구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판정 불신 문제를 이번에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오심 재발 방지 절실
수도권 A구단 사무국장은 "어느 팀이든 이번 상황을 맞았으면 똑같이 대응했을 것이다. 판정 논란에 KBL이 좀 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걸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수도권 B구단 사무국장도 "중요한 상황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승부가 뒤집힌 건 잘못된 일이다. 오리온스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들은 반복되는 심판 판정 문제에 대해 비디오 판독, 심판 징계 강화, 심판 양성 프로그램 확대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현재 심판 3명의 합의에 의해서만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바꿔 감독도 일정 부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비디어 판독 확대를 주장했다. 또 다른 구단의 사무국장은 "오심을 저지른 심판에 대해 명확하고 강도높은 징계가 필요하다"며 "심판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인력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