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54) 전북 현대 감독은 특유의 유머를 섞어 김신욱(25·울산)의 득점왕 등극을 측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데얀(32·서울)과 김신욱의 치열한 득점왕 경쟁은 다음달 1일 리그 최종전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최 감독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원정 맞대결을 앞두고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포항-서울전 이야기를 꺼냈다. 포항이 서울을 시종일관 몰아친 끝에 3-1로 승리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데얀이 페널티킥 골로 리그 18호골을 기록해 김신욱(19골·득점 1위)을 1골 차로 바짝 추격한 사실에 주목했다. 대뜸 "김신욱이 득점왕이 돼야 한다"고 말한 최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3년 연속 득점왕을 하는 걸 가만 놔둘 순 없다. 내가 데얀을 맡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비록 전북의 우승은 멀어졌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도리다. 수원이나 서울은 앞으로 계속 만날 상대기 때문에 남은 경기들도 나름 의미 있다"고 했다.
전북은 다음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데얀은 전북과의 최종전에서 다득점을 노려 막판 뒤집기로 득점왕에 오르길 기대하고 있다. 최 감독 입장에서는 데얀에게 골을 허용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팀의 주포인 이동국이 지난 2년간 데얀에게 밀려 득점 2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또한 데얀이 지난 20일 전북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전북전에 유독 강하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데얀에게만큼은 절대 골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놓고 보면 데얀의 극적인 득점왕 등극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데얀은 최근 5경기서 8골을 몰아치는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리그 우승 타이틀 경쟁에서 멀어진 서울 팀원들은 데얀에게 모든 찬스를 몰아주고 있다. 데얀은 프리킥과 페널티킥도 도맡아 차고 있다. 데얀은 김신욱과 골 수가 같아도 출전경기수가 적어 득점왕에 오를 수 있다. 반면 김신욱은 최근 러시아와의 대표팀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