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호 감독대행이 이끄는 대전은 3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최종 40라운드를 갖는다. 대전은 이미 올 시즌 K리그 챌린지(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지난 경남 원정에서 후반 32분 동점골을 내줘 뼈아픈 1-1 무승부를 기록해 승점29(6승11무20패)에 그쳐 잔류가 불발됐다.
하지만 대전은 시즌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고 5경기에서 4승1무를 거두며 기적 같은 잔류 가능성을 이어갔다. 시즌 중반까지 2부리그 강등이 기정사실화됐기에 마지막까지 보여준 투지와 패기는 박수받기 충분했다. 팬들은 조 감독대행에게 '갓(God)진호'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대전 막판 돌풍 중심에는 조 감독대행이 있었다. 조 감독대행은 김인완 감독이 과민성 스트레스 과호흡증으로 쓰러진 후 10월부터 대전 지휘봉을 잡았다. 조 대행은 현역 시절 1992년 올림픽과 1994년 월드컵에 출전했으나 이후 부상으로 그저그런 선수로 은퇴했다. 그는 2군 코치 생활을 오래해 '루저'들의 마음을 잘 알았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라는 편견을 깨고 마치 엄마처럼 선수들을 보듬어 안았다.
평소 좋은 글귀를 메모해 선수 개개인 이름을 넣어 개별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답답한 감독실 면담 대신 선수들과 동반 산책하며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또 플라타(콜롬비아)에게 전남 코치 시절 제자 윤석영(돈캐스터)에게 받은 축구화를 선물로 주며 힘을 실어줬다. 대전은 승리하면 경기 후 서포터스와 기념사진을 찍는데, 조 감독대행 체제에서 4번이나 기념사진을 찍었다.
마지막 홈경기인 전남전에서 5번째 기념사진을 찍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대전은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빠르게 사령탑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도 '갓진호' 조 감독 체제로 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