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 외국인 공격수 데얀(32)이 K리그 최초로 3년 연속 득점왕 대기록을 달성했다.
데얀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전반 41분 최효진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리그 19호골을 기록한 데얀은 이날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김신욱(25·울산)과 골 수가 같았으나 출전경기수(데얀 29경기, 김신욱 36경기)가 적어 득점 1위에 올랐다. 데얀이 골을 터뜨리는 순간 서울 서포터스는 열광했고, 모든 선수들이 데얀에게 달려와 대기록을 축하했다. 3년 연속 득점왕은 K리그 최초다. 2년 연속 득점왕도 데얀이 유일하다.
극적인 막판 뒤집기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김신욱의 득점왕 등극이 유력했다. 그러나 데얀이 최근 6경기 9골을 몰아치는 무서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김신욱은 지난달 19일 러시아와의 대표팀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후 주춤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부산전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마지막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날 전반 초반부터 전북 골문을 두드린 데얀은 자신의 발로 득점왕 경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득점 1·2위가 뒤바뀌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03년에는 최종전을 앞두고 득점 2위였던 김도훈(당시 성남)이 대전과 마지막 경기에서 두 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27골로 1위였던 마그노(당시 전북)는 마지막 경기서 침묵을 지켰다.
최용수 감독은 데얀에게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쓰며 득점왕 등극을 도왔다. 최 감독은 지난 6월 데얀이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부상을 당하자 벌금 200만원을 부과했다. 2007년 K리그 데뷔 이후 처음 1개월 이상 쉬는 장기 부상이었다. 최 감독의 일침에 심기일전한 데얀은 부상 복귀 후 4경기 만에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부활했다. 시즌 막판 득점왕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최 감독은 "데얀의 득점왕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