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의 '득점 기계' 조성민(30·189㎝)이 신들린 3점슛으로 프로농구계를 뒤흔들었다.
조성민은 지난 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홈경기에서 혼자 34점을 넣었다. 그는 이날 3점 슛 10개를 터트려 프로농구 역대 12번째 한 경기 두 자릿수 3점슛 기록을 세웠다. 2006년 11월 KCC 소속이었던 표명일(은퇴·당시 10개) 이후 7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이날 3점슛 성공률이 무려 83.3%(12개 시도 10개 성공)나 됐을 정도로 조성민은 절정의 슛 감각을 과시했다.
조성민의 올 시즌 슛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개막 후 16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동부(9점)·26일 전자랜드전(6점)에서 잇따라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쳐 주춤했지만, 11월 29일 KGC전에서 14점을 넣어 회복했다. 조성민은 올 시즌 20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16.25점을 넣어 국내 선수 중에서 득점 1위(전체 6위)에 올라있다. 2006년 프로 무대 입문 이후 개인 최고 성적이다.
조성민이 한 경기에서 20점 이상을 넣으면 KT가 이기는 공식도 생겼다. 올 시즌 조성민이 20점 이상 넣은 5경기에서 KT가 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전창진 KT 감독은 조성민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정말 고생 많이 한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며 입이 닳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조성민은 "슛 정확도가 높아진 별다른 비결이 없다. 남들이 수 천 개씩 슛 연습을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서도 "한 번 슛 연습을 하면 집중해서 하는 편이다. 그렇게 연습하면서 누적되니까 경기 중에도 그 감각이 이어질 때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까지 이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아직 만족하기에는 이르다"고 한 조성민은 "상대 선수들이 내게 집중 마크하면 이를 뚫기 위한 연구도 많이 한다.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하고 준비하면서 앞으로도 이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