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KRA한국마사회와 공조해 100억대 불법 경마·경륜 사이트를 운영해온 일당 9명을 붙잡았다.
이들 조직은 총책을 맡은 서모(39·여)씨와 방송제작과 서버관리를 맡은 남동생, 직원관리와 자료입력을 맡은 여동생 등 3남매가 주축이 된 ‘불법도박 가족기업’이었다.
총책 서씨는 지난 2006년부터 서울 구로구의 한 빌라 지하에 불법 중계를 위한 방송시설을 갖추고 경마와 경륜 경기정보를 실시간으로 사설 도박 사이트에 제공했다. 과천 경마공원이나 광명 경륜장 등에 나간 공범들이 배당률과 경주결과 등을 사진이나 음성으로 전송하면 서 씨는 빌라에서 다른 직원들을 지휘해 배당률을 입력하고 말이나 자전거를 표현한 컴퓨터그래픽에 음성중계를 입혀 현장 상황을 전달했다.
이들의 중계는 현장의 경기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수준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렇게 제작된 중계방송은 수백 개의 도박 사이트에 제공돼 불법 도박의 도구로 악용됐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경기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약 900개 도박 사이트로부터 매달 80만∼100만원을 받는 등 7년 동안 10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문원수 팀장은 “국내 불법도박 시장은 최대 100조원,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의 3분의 1에 달하고 있으며 탈세규모도 수십조 원에 달한다”며 “최근에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법도박을 근절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