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가 공연계의 '완판'카드로 자리잡았다. 방송 직후 해당 가수들의 콘서트가 예매사이트 1위로 치솟으며 '히든싱어'의 위력이 공연계에 몰아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휘성편 방송 후 그의 옛 히트곡이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다수 올라왔고, 거미와 펼치는 콘서트 '두 잇(Do It)' 예매율까지 급상승 했다. '히든싱어' 출연으로 재미를 본 가수는 휘성만이 아니다. 지난 6월 잠실주경기장에서 5만 관객을 상대로 공연을 한 이문세도 '히든싱어' 출연 후 예매율이 올라 티켓 전량을 팔아치웠다. 신승훈·아이유 등도 효과를 톡톡히봤다. '히든싱어' 담당 조승욱 PD는 "방송이 끝나고 음원 사이트에 원조가수의 음악이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 그 인기가 콘서트 매진까지 이어져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공연계 '완판 메이커'로 자리잡은 '히든싱어' 인기를 분석해봤다.
▶누가 '히든싱어' 효과 봤나…박진영 콘서트도 대박날까
휘성과 거미의 콘서트 '두 잇'은 '히든싱어' 방송 다음날인 8일부터 예매순위에서 급상승했다. 티켓이 오픈된 지는 한 달이 넘어 그다지 '핫'한 공연이 아니었지만, '히든싱어' 방송 후 콘서트에 관심이 집중됐다. 8일 국내 최대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서 '두 잇' 서울 공연은 예매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6위도 '두 잇' 대구·부산 공연이 올랐다. 보통 서울 공연이 예매 사이트 1위를 하는 경우는 많지만 지방 공연까지 인기를 끌며 '줄세우기'란 쉽지 않은 일. 휘성은 다음날인 9일까지 예매사이트 1위를 지켰다. 싸이·브라운아이드소울·성시경 등 연말 공연계 절대 강자 앞에서 이뤄낸 성과다.
지난 6월 잠실 주경기장에서 5만여 관객을 끌어모은 이문세도 공연을 2주 앞두고 '히든싱어'에 출연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문세 공연을 담당한 기획사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이문세가 '히든싱어'에 출연해 재방송까지 화제가 됐다. 이후 티켓이 매진되며 '히든싱어' 효과를 봤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까지 출연하며 시너지를 냈다"고 말했다. 신승훈도 공연에 앞서 '히든싱어'에 출연해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아이유도 공연을 앞두고 '히든싱어'에 출연했고 14일 방송에 출연할 박진영도 19~22일까지 서울핸드볼경기장에서 공연을 한다. 한 가요 관계자는 "배우들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듯 공연을 앞둔 가수들이 '히든싱어'에 출연하는게 하나의 관례가 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왜 '히든싱어'에 티켓파워가 있을까…추억의 힘
그렇다면 왜 많은 가요프로그램 중 '히든싱어'가 콘서트 티켓파워의 강자가 됐을까. 그 답은 프로그램의 포맷 안에 있다.
'히든싱어'는 원조가수와 일반인 참가자와 대결하는 형식이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출연 가수의 옛 곡을 1분 이상 부른다. 이 옛날 히트곡은 대부분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노래들이다. 조승욱 PD는 "방송 90분 동안 가수의 히트곡을 압축해서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흔치 않다. 더군다나 블라인드 뒤에서 노래를 불러 집중도가 높아져 노래가 귀에 쏙쏙 꽂힌다. 귀로 열심히 듣다보니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가사 한 소절에 그 노래를 듣던 당시의 기억과 감성들을 떠올리게 된다. 방송 직후 '히든싱어'에서 불렀던 곡들이 음원사이트에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원곡을 리메이크하지 않고 가수의 톤에 맞춰 부르다보니 당시 음악을 재현하고 추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것. 한 가요 관계자는 "아주 예전 노래들까지 다시 듣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그 무대를 보다보면 공연장에 가고 싶어지는 것 같다"면서 "가수들이 콘서트 홍보를 위해 프로그램을 찾는다기 보다는 콘서트로 사랑받는 히트곡이 많은 가수들이 '히든싱어'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인터파크 일별 예매순위.
휘성 편 방송 전인 12/7(토)
1위 싸이 올나잇스탠드 2위 컬투 크리스말쇼 3위 YB+박정현 콘서트 29위 휘성&거미 콘서트(서울) 43위 휘성&거미 콘서트(대구)
휘성 편 방송 후 12/8(일)
1위 휘성&거미 콘서트(서울) 2위 휘성&거미 콘서트(대구) 3위 싸이 올나잇스탠드 6위 휘성&거미 콘서트(부산) 8위 휘성&거미 콘서트(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