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화는 11일 구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외환과의 홈 경기에서 3점슛 2개를 포함 12득점·7리바운드·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이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에는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어시스트 3개로 공격 활로를 뚫었다. 그 덕분에 KDB생명은 홈에서 열린 네 번째 경기만에 61-52로 승리를 따냈다.
이연화는 지난 7월 1살 연하인 회사원 박일응(29)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팀 동료인 강영숙의 소개로 만나 10개월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할 것을 다짐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잘 풀리지 않았다. 선발로 꾸준히 출전했지만 포워드인 이연화가 두 자릿 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연화는 평균 득점 6.33점에 그치고 있다. 그 탓인지 개막 전 다크호스로 꼽힌 KDB생명도 12일 현재 4승5패로 5할 승률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연화의 부진 이유에는 비시즌 훈련 부족도 있었다. 이연화는 대표팀에 차출돼 여름 내내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강훈련을 견디고 10월에 열린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에 출전해 준우승을 이끈 이연화는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체력이 바닥났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허리 통증까지 겹치면서 풀타임을 뛸 수가 없었다.
KDB생명 관계자는 "이연화가 부진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여자농구 선수들은 결혼 후에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더 눈치를 본다. 몸이 아픈 것보다 그런 것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새신랑이 이연화를 지원 사격하고 나섰다. 박씨는 자주 구리체육관을 찾아 이연화를 응원했다. 본인도 회사를 다니느라 바쁘지만 아내의 경기를 먼저 챙기는 모습에 이연화도 힘을 낸 모양이다. 11일 제대로 주전 선수 모습을 보여준 이연화는 "남편이 내가 마음고생하는 부분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오늘 예상외로 슛이 터져서 다행이다"고 했다.
안세환 KDB생명 감독도 "이연화의 몸 상태가 조금씩 좋아지면서 실력이 살아나고 있다. 수비에서 실책이 많았는데 자기 스스로 더욱 집중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