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넥센의 소리없이 빠른 연봉 협상, 2년 연속 12월 마무리?
넥센의 스토브리그는 올해도 속전속결이다. 9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와 계약을 체결하며 선수 구성을 마친 넥센은 연봉 협상까지 빠르게 진행하며 '소리없이'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넥센은 17일까지 2014년도 연봉 계약 대상자 44명 가운데 34명(77.2%)과 계약을 마쳤다. 타구단과 비교해도 빠른 진행이다. 넥센은 지난해에도 12월말까지 모든 협상을 마무리해 9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연봉 계약을 마쳤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작년에 처음으로 해를 넘기지 않고 연봉 협상을 마무리 했다. 올해도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넥센이 빠르게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짓고 있는 건 선수단 분위기를 위해서다. 넥센 관계자는 "연봉 협상이 해를 넘긴다는 건 매끄럽지 않다는 뜻이지 않겠나. 협상이 미뤄지다 보면 스프링 캠프 직전까지 끌고 가다가, '캠프에 간다, 안 간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전재호 넥센 운영 팀장 역시 "시간을 오래 끄는 것보다 연봉 협상을 빨리 마무리 해서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좋다. 지난 6일 일찌감치 연봉 계약을 마친 김민성은 "시즌이 끝나면 연봉 때문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게 있었다. 하지만 계약을 빨리 마무리 하니 마음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속전속결 진행에도 잡음은 새어나오지 않고 있다. 넥센은 지난 17일 '김병현이 6억원에서 4억원이 깎인 2억원에 2014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4억원은 역대 두 번째 연봉 삭감액일 만큼 큰 액수다. 선수와 의견 충돌이 생길 법도 하지만 큰 문제없이 도장을 찍었다. 넥센 관계자는 "올 시즌 성적이 좋지 못하니 선수 본인도 (삭감에 대해) 납득이 되는 상황이었다. 연봉 보다는 본인의 야구를 제대로 하고 싶어하고, 자신의 공을 던지고 싶어한다. 삭감액은 컸지만 협상은 잘 마무리 되었다"고 전했다.
'의미 없는 소모전'을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구단과 선수단 사이에 합의가 되었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구단은 억지로 연봉을 깎지 않고, 선수들은 터무니 없는 액수를 요구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통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