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소리 없이 부드러워졌다. 선동열(50) KIA 감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한대화(53) 수석코치와 신임 주장 이범호(32)가 소통의 '타이거즈'를 만들기 위해 똘똘 뭉쳤다. 이번 시즌을 8위로 마감한 KIA는 지난 10월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한대화 전 2군 총괄이 1군 수석 코치로 올라온 것. 선수단도 김상훈을 대신해 이범호를 새 캡틴으로 맞이했다.
'타이거즈'의 전통을 이어받은 KIA는 명문 구단의 자부심과 함께 구단의 독특한 질서가 있다.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최근 부쩍 늘어난 젊은 선수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 도 있다. 2012~2013 시즌을 아쉽게 보낸 KIA가 변화를 생각해야 할 때였다. 선동열 감독은 한대화 수석을 통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사이 소통을 이끌어내고 중·고참에 속하는 이범호를 캡틴으로 맞이해 변화를 시도 했다.
한대화 수석코치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원만하게 연결할 수 있는 적임자다. 2009~2012년까지 한화 감독을 역임한 그는 격의 없는 태도와 소탈한 성격으로 선수들로부터 신임 받았다. 팀 성적이 떨어지고,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팀원들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을 갖췄다.
새 주장 이범호도 마찬가지. 한화와 일본을 거친 그는 KIA에서 제 3의 야구 인생을 걷고 있다. 짱짱한 야구 실력과 스타성을 갖췄지만, '이적생'의 고달픔을 안다.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 전 LG 외야수 이대형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전 두산 투수 김태영과 넥센 내야수 김민우 등을 맞이했다. 당장 내년 시즌부터 주전급으로 활약할 선수들이 적응하는데 이범호의 역량이 발휘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둘 모두 대화와 소통을 강조했다. 한대화 수석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에 믿음을 바탕으로 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신뢰다. 야구는 선 감독님께서 하신다. 나는 부드러운 수석 코치로서 보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범호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선후배 사이에 소통이 이루어져야만 좋은 분위기에서 한 시즌을 보낼 수 있다"며 "감독님과 자주 대화하고 선수들의 의사도 충실히 전달하도록 하겠다. 타이거즈는 전통적으로 예의를 중시하는 팀이었다. 이 부분은 타이거즈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함께 살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IA 관계자는 "마무리 캠프 분위기가 좋았다. 선동열 감독님도 펑고를 치고, 공을 주워담으며 선수단과 함께 호흡했다"며 "감독님께서도 지난 시즌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씀하시더라. 지금까지 이어져 온 팀 분위기와는 조금 달라질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