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최강마로서 과천벌판을 호령했던 ‘지금이순간’이 씨수말로 ‘제2의 마생(馬生)’을 시작한다.
KRA 서울경마공원은 2012년 삼관마 대회에서 최우수마로 선정된 ‘지금이순간’이 21일 서울경마공원 제10경주 종료 후 관람대 앞 시상대에서 은퇴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경마팬이 ‘지금이순간’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이 운영되고 ‘지금이순간’을 키워낸 지용철 감독과 최성룡 마주, 문세영 선수에게 포상금과 공로패가 주어진다.
KRA 한국마사회에서는 우수한 국내산마를 발굴해 조기에 생산에 환류 될 수 있도록 삼관경주에서 두각을 나타낸 경주마를 대상으로 4세까지만 경주마로 활동하고 이후 씨수말 또는 씨암말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이순간’은 씨수마 데뷔를 조건으로 5억원의 삼관경주 우수마 인센티브를 지급받는다. 4세 이후 종마로 활동하는 것이 조건이었기 때문에 올해까지 활동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경마인들은 한국 경마역사상 ‘지금이순간’처럼 강렬함을 남긴 말은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주목받지 못한 씨수말 '인그란디어'의 자마로 태어났지만 탁월한 운동능력으로 한국 경주마 생산의 새 역사를 쓰며 스타 경주마로 이름을 알렸다. ‘잘난’ 아들 덕에 제주 민간목장 소유의 씨수말 ‘인그란디어’의 교배료는 300만원까지 치솟아 지난해 교배수익만 2억원을 벌어들였다.
마사회 소유의 초고가 씨수말의 그늘에 가려 사라질 운명에 있었던 민간목장 씨수말이 자마 덕분에 살아난 경우여서 국내 경마계의 이슈로 주목받았다.
또 ‘지금이순간’은 2년 연속 서울경마공원 연도 대표마에 올랐다. 연도 대표마 2연패에서 알 수 있듯 ‘지금이순간’은 최근 2년간 총 13회에 걸쳐 우승을 차지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은퇴하는 순간에도 ‘지금이순간’은 희망을 선물했다. 은퇴를 앞둔 8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경주마 이름으로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0만원을 기탁해 동물로서는 처음으로 사랑의 열매 배지를 받았다.
최성룡 마주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경주마로 활동하다 씨수말로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때문에 지금이순간이 씨수말로 성공할 수 있도록 외국에서 최적의 혈통조합을 가진 씨암말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