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29·KIA)은 고교시절 동성고 4번 타자로 활약하며 ‘제2의 김동주’라고 불릴 만큼 기대되는 유망주였다. 그러나 2004년 입단 이후 2012년까지 7시즌 동안 타율 0.200 홈런 24개에 그치며 매년 제자리에 머물렀다. 힘은 좋았지만 변화구 대처가 아쉬웠고 1군 무대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13년은 달랐다. 데뷔 후 가장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희섭(35)의 부진을 틈타 1군에 복귀한 그는 첫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기회를 얻은 그는 81경기 타율 0.241 홈런 9개를 기록했다. 평범한 기록이지만, 기대감은 남겼다. 오랜 시간 1,2군을 오가며 정신적으로 단단해진 김주형이 2014시즌 향상된 기량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시즌을 돌아본다면.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부진했던 것이 아쉽다. 그 동안 많은 게임을 나가지 못한 것 때문에 경험 부족이 드러났다. 잔부상도 많았다. 원래 안 좋았던 발목이 계속 괴롭히더라. 연속으로 출장하다 보니까 체력적인 문제도 드러났다. ”
-가장 큰 가능성을 보여준 2013시즌이다. 특별히 달라진 점이 있는가
“즐기면서 야구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1군에 올라올 때 한대화 코치님께서 즐기라고 조언하셨다. ‘못하면 다시 내려갈 뿐이지’ 라는 생각으로 그 동안 가졌던 부담을 덜었더니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즐긴다는 마음가짐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
“예전에는 못하면 초조해지며 또 다시 2군으로 내려갈 생각에 불안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야구를 했었지만 크게 효과가 없었다. 지금은 나이가 들고 연차가 쌓이다 보니 즐기라는 말이 마음으로 받아들여졌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의 영입으로 자리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시즌이 시작돼봐야 알 수 있다. 외국인 타자가 우선적으로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불안하진 않다. 이번 시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내게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내년 시즌 ‘만년 거포 유망주’ 꼬리표를 떼야 할 텐데
“이번에 (신)종길이 형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웠다. ‘드디어 형의 진가가 나오는 구나’ 생각했다. 내년엔 나도 제대로 활약하는 보여줄 것이다.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충분히 지금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