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성적도 마음씨도 ‘훈훈’…삼성의 기부 릴레이
3연패 통합 우승의 기쁨이 따뜻한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감독과 주전 선수들의 기부 릴레이로 겨울이 따뜻하다. 한국 프로야구에도 나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에선 기부 훈풍이 불고 있다.
삼성 '안방마님' 진갑용(40)은 14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기부금 1억원을 전달했다. 그는 전날 2014년 연봉으로 2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는데, 연봉의 40%를 내놓은 것이다. 진갑용은 "아내가 예전부터 대구 홀트아동복지회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며 "의미있는 일을 하고 전지훈련을 출발하게 돼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번 겨울은 팀 성적만큼이나 따뜻하다.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지난해 12월 3년 총 21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5억원)에 재계약한 뒤 계약금의 ⅓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30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을 방문해 총 5개 시설에 사용될 2억원을 직접 전달했다. 이 단체 개인 기부액으로는 역대 최고다. 그리고 13일 구단 시무식 뒤에는 3년 연속으로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에 성금 1000만원을 기부했다. 문선희 충주성심학교 교장은 "아이들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질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진갑용은 "류중일 감독님이 2억원 기부하는 걸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았다"며 "조금 쑥스럽지만 나눔의 바이러스 확산에 동참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앞서 주축 선수들의 훈훈한 기부 릴레이가 있었다. 배영수(33)는 지난 12월 초 미혼모자 시설인 대한사회복지회 대구 혜림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지난 2011년에는 저소득 아동 치료비로 1000만원을 전달한 적이 있다. 이번 겨울 4년 총 60억원에 FA 계약을 한 장원삼(31)은 모교 경성대에 1억원을 전달했다. 그외 사파초·신월중·용마고 등에 성금과 장비, 주변 불우이웃에 쌀 2000㎏을 전달하는 등 총 기부금만 2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삼은 "돈 관리를 부모님이 해서 FA 계약금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면서도 "내가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돌려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쑥스러워했다. 차우찬(27)은 지난 시즌 도중 독거노인센터 건립 후원금으로 연봉의 절반인 5000만원을 기부했다.
그 동안 한국 프로야구는 기부 문화에 인색했다. 종전에는 박찬호(41·은퇴)가 2011년 말 한화에 입단하면서 계약금 6억원을, 김태균(32·한화)은 1억원을 내놓았다. 손승락(33·넥센)은 3년째 개발도상국에 야구용품을 보내고 있다.
기부금 전달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그러나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스타 선수들의 나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부 문화도 점차 확산되는 모습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3일까지 총 3162억원의 기부금이 답지해 역대 최고 모금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 지역은 지난해 11월20일 시작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모금액이 64억2400만원(목표액 60억4000만원)으로 목표액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이 역시 역대 최고액인데, 특히 기업기부(7300만원) 보다 개인기부(10억3000만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