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히든싱어'가 '왕중왕전' 마지막 무대를 끝으로 시즌2를 마쳤다. 25일 밤 11시에 생방송으로 진행된 '히든싱어2' 왕중왕전 파이널 무대의 시청률은 9.1%(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제외 기준). 분당 최고시청률은 무려 11.4%까지 치솟았다. KBS 2TV '인간의 조건'(전국기준 6.85%), MBC '세바퀴'(8.7%) 등 동시간대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까지 제압했다. 시청률만 좋았던게 아니다. 첫 생방송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내며 대표적인 오디션프로그램인 Mnet '슈퍼스타K'까지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특정가수를 흉내내는 수준에 그치지않고 가창력을 뽐내며 수준높은 무대를 보여줘 '프로페셔널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는 말을 듣고 있다. '히든싱어' 게시판과 관련기사 댓글창 등에는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고루 충족시키며 예능의 지평을 넓혔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첫 생방송, '슈스케5' 결승전 기록 훌쩍 넘어서
왕중왕전 파이널 무대를 생방송으로 진행한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날 집계된 대국민 문자투표수는 총 86만건. 지난해 11월 '슈퍼스타K5'의 결승전 문자투표수 15만건에 비해 무려 6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당시 '슈퍼스타K5'는 결승 생방송에서 1.7%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한계가 왔다'는 혹평을 들었다. 반면, '히든싱2' 파이널 생방송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받는 무대가 됐다.
시즌2 파이널 무대는 휘성의 노래로 가창력을 과시해 화제가 됐던 김진호, 그리고 임창정의 창법을 흉내낸 조현민, 조성모와의 경합에서 승리한 임성현 등 세 명의 모창능력자들이 대결을 펼쳤다. 가수의 목소리를 그대로 카피해 놀라움을 준 건 당연한 일. 여기에 단순 모창을 뛰어넘는 수준의 실력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종 우승은 휘성의 노래를 부른 김진호가 차지했다. 국민문자투표에서 36만 9374표를 받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우후죽순 생겨난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더 이상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게 방송계의 현실"이라며 "'히든싱어'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맷을 살짝 뒤털어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 가수의 창법을 따라하는 모창능력자들을 내세운 방송이라 자칫하면 명절 특집 프로그램 정도로 전락할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하지만,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고 그들의 사연까지 부각시키며 감동을 끌어냈다. 출연한 가수들의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라 더 큰 관심속에 매 시즌을 이어갈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히든싱어'의 연출자 조승욱 PD도 "세 명의 일반인 참가자만 내세워 생방송을 한다는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모험이란 생각도 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세 참가자들이 놀라운 실력을 보여준 덕분"이라고 생방송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출연자·시청자 양측 모두 만족도 높은 프로그램 호평
'히든싱어2'는 지난해 10월 12일 임창정편을 시작으로 신승훈·조성모·김범수·주현미·윤도현·아이유·남진·휘성·박진영·김윤아·김광석 등 12명 가수들과 모창능력자들의 경합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모창능력자들이 '원조 가수'를 이기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신승훈과 조성모가 달라진 창법 때문에 '원조 가수'를 찾아내는 경합에서 판정단의 표를 받지 못해 아쉽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모창능력자가 '원조 가수'를 이기는 사례가 나오면서 프로그램의 재미는 한 단계 더 올라갔다. '아무리 비슷해도 가수를 이기지는 못할 것'이란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가수와 모창능력자들의 대결에 한층 더 진한 긴장감히 형성됐다. 김광석 편에서는 유작 음원을 디지털로 복원해 세상을 떠난 가수와 모창능력자들의 경쟁을 보여주는 시도를 해 '예능 프로그램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말을 들었다.
무엇보다 '히든싱어'는 시청자 뿐만 아니라 출연자까지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자칫하다가는 모창능력자들에게 밀려 탈락할수 있다는 점에서 가수의 입장에선 부담스러울수도 있는 노릇. 하지만, 한 시간여에 걸쳐 한 가수의 노래를 집중적으로 내보내며 존재감을 부각시켜주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라 부담이 되더라도 출연할 가치는 충분하다. '히든싱어'에 출연한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 판매량이 급증하거나 아예 '완판'시키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가요계에서 '히든싱어'를 바라보는 시선도 변했다. 시즌1이 기획될 때만해도 출연할 가수와 모창능력자들을 찾는게 쉽지 않다는 이유로 '단기간에 끝날 프로그램'이란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출연을 희망하는 이들이 줄을 서고 있는 분위기다.
휘성은 "모창능력자들의 놀라운 실력 때문에 내 방송분이 큰 관심을 받았다. 그 방송이 화제가 되면서 내 인지도 역시 높아졌고 제대후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를수 있었다. 노래만 들려주는게 아니라 휘성이란 '사람'에 대해서도 알려줄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내게 제 2의 삶을 준 프로그램"이라고 '히든싱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시즌3는 오는 8월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JTBC 관계자는 "모창능력자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 역시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가수와 모창능력자, 그리고 시청자 모두가 만족하고 즐길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려한다. 김광석 편에서 보여준 것처럼 새로운 시도 역시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