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LG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32)는 팀에 미련이 남았다. 그만큼 다시 기회를 얻지 못한 실망도 컸다.
LG와 재계약에 실패한 그는 1일(한국시간)과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잇달아 글을 올렸다. 처음엔 LG에 대한 섭섭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고, 이 글이 팬들 사이에 논란을 일으키자 이튿날 해명에 나섰다.
그는 1일 트위터에 "마침내 LG 트윈스로부터 방출돼 행복하다. 프런트와 감독이 날 원하지 않는다면 나도 거기에 있고 싶지 않다. 빨리 다른 팀에 들어가 김기태 (LG) 감독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적었다. 섭섭함을 넘어 분노까지 느껴졌다.
2011시즌부터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주키치는 지난 시즌에는 4승6패 평균자책점 6.30으로 부진했다. 삼성이 시즌 도중 데려온 카리대를 제외하면 외국인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안 좋았다. 결국 LG는 주키치를 잡지 않았다.
이 글을 접한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프로는 냉정하다. 잘 던지지 못했는데 구단을 탓하는 건 경솔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3년 동안 LG에 헌신한 주키치로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며 동정심이 담긴 의견도 있었다.
주키치는 이같은 반응에 2일 "나의 트위터 글을 보고 많은 분들이 불쾌해하신 것 같아 확실히 해두겠다"고 다시 글을 썼다. 그는 "어느 누구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한 건 아니었다. 한 해 부진했다는 이유로 LG 트윈스로부터 재계약 제안을 못받은 것에 대한 실망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전부였다. 난 LG에서 보낸 시간을 정말 즐겼고, 그걸 끝내야해 슬펐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난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동기부여가 매우 확실하다는 사실을 얘기하고자 했다. 지금도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프로야구에서 뛸 수 있는 좋은 선수라는 걸 증명하겠다"고 덧붙였다.
LG에 대한 주키치의 애정은 여전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응원해 준 모든 팬들에 감사하다. 정말 대단했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무릎 부상을 당한 LG 투수 리즈의 쾌유도 빌었다.
현재 주키치는 자유계약선수 신분이지만 한국프로야구 복귀는 쉽지 않다. 1월 초 그는 "더 이상 LG와 함께할 수 없어 슬프다. 한국프로야구의 다른 구단에서 뛰는 걸 꺼리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LG는 2014시즌 보류선수 명단에 주키치를 포함시켰다. LG가 풀어주지 않는 한 그는 5년 동안 국내 다른 구단에서 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