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회장 구속에 따라 그룹 오너의 부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경 부회장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4일 블룸버그마켓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회장 구속 후) 예전보다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논의하고 대차 대조표 등 더 많은 것들을 신경써서 관리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회장의 친누나인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동생이 구속 된 후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CJ그룹은 이 회장 구속 후, 이 부회장 포함 4인 체제의 그룹 경영 위원회를 신설하고 경영공백에 따른 위험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은 자신을 “사실상 CJ그룹의 최고 경영자(CEO)”라고 소개하며 “이 회장이 전략을 짜면 내가 실행에 옮기는 식으로 기업의 공동설립자처럼 지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이어 “그것이 이 회장이 없는 동안 회장 지위에 오를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직함은 중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자신의 경영 스타일에 대해서는 “사람과 사업을 이어주는 연결자”라며 “기존 권위주의적 리더십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강조했다.
CJ그룹은 이 회장 부재에 따라 주요 계열사의 전략 기획책임자(CSO) 30여명으로 구성된 전략기획협의체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상 수익성 악화와 성장 차질을 겪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CJ그룹의 영업 이익은 하반기에 크기 감소하면서 연간 목표치의 70% 달성에 그쳤으며 매출도 1조 5000억원이 부족해 목표액인 30조원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해외 사업을 확장해 수익성과 효율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휴대전화와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이룩한 성과를 콘텐츠 사업 분야에서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글로벌 행사에 직접 참여하며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KCON2013 컨벤션에서 케이팝(K-POP), 영화, 음식 등을 홍보했으며 지난 달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P)에도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전 세계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번은 한국 음식을 먹고 때때로 한국 음악을 들으며 일년에 두번씩 한국 영화를 보는 세상을 꿈꾼다”며 “2020년까지 CJ의 비빔밥 전문점인 ‘비비고’의 해외매장을 74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포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