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차일혁 경무관이 미국 알링턴국립묘지의 국내 전쟁 박물관에 해당하는 메모리얼홀에 입성했다.
차 경무관의 아들인 차길진 법사(차일혁 기념사업회 회장)은 지난 5일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 의식에 초청받아 알링턴국립묘지의 무명용사의 묘에 참배하고, 차 경무관의 기념패를 증정했다. 알링턴국립묘지는 매년 세계 각국 정상들이 방문해 참배하는 장소다. 민간 차원에서 한국 출신 인물의 기념품을 메모리얼홀이 소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이달의 6.25전쟁영웅’에 선정된 차 경무관은 6.25전쟁 당시 남한 유일의 발전소인 칠보발전소 탈환 사건과 지리산을 장악한 빨치산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 사살 사건을 주도했다. 차 법사는 기념패 증정식에서 “이런 자리에 선고의 기념패를 모시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 신경수 소장은 “한국의 민간단체가 이 자리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 경무관의 애국정신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미한국대사관의 국방무관 신 소장과 안영기 중령, 주미한국대사관 해병무관보 강문호 중령, 주미한국대사관 경찰주재관 이운주 경무관, 차일혁기념사업회의 회원 등 열 네명이 참석했다.
이번 헌화 의식의 진행을 맡은 미 육군3사단의 모니카 스토이(대위·퇴역군인)는 “적군을 포용한 6.25참전 영웅인 차 경무관의 정신은 이 알링턴국립묘지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미군의 일원으로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이런 행사를 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 홈구장에서 열린 6.25 한국전쟁 해외참전용사 행사에 초청 받았던 미국 관계자가 차 경무관의 행적에 감명 받아 자유를 위해 희생한 전쟁영웅 후손과 차일혁 기념사업회를 특별 초청해 이루어지게 됐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알링턴국립묘지는 면적이 약 445 헥타르로 군인을 위한 단일묘지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은 장소이며, 미국 남북전쟁 당시 적군이었던 남군과 북군이 함께 묻혀 있다. 버락 오바다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이곳에서 열린 ‘베테랑스 데이’ 기념식에서 “올해는 한국전이 끝난 지 6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우리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경의를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한편 초청 헌화 행사를 마친 차 법사는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하고 전사한 월턴 워커 장군의 묘를 찾아 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