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이 '빨갱이'란 과격한 발언까지 하면서 감독 복귀를 알린 이유는 뭘까. 과격한 방식으로 신작 알리기에 나선 서세원과 그 측근들의 '의도'에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서세원은 지난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소위 '이승만 영화 시나리오 심포지움'이란 정체불명의 행사를 열고 "감독으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물의를 일으키고 연예계를 떠나 목사가 된지 4년여만의 연출 복귀 선언이다. 문제는 서세원이 연출하겠다고 알린 영화 '건국 대통령 이승만'이 구체적인 제작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는 것. 심지어 시나리오 작업도 완료되지 않았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세원은 "영화 속에 등장할 맥아더 장군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 역에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배우를 캐스팅하겠다"고 하는 등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내걸었다. 국내 배우 캐스팅에 대해서도 "이 영화의 자존심인만큼 일류 배우들을 모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서세원의 발언과 달리 사실상 '건국대통령 이승만'이란 영화가 촬영까지 무사히 간다고 해도 톱배우들을 출연시킬수 있는 확률은 희박하다. 2009년 주가 조작 및 회사 자금 횡령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연예계에서 모습을 감췄던 서세원의 영화에 선뜻 출연할 배우는 없다는게 연예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심지어 심포지움 현장에서 "빨갱이들로부터 나라를 지켜야한다. 우리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자녀들이 큰일난다"고 하는 등 위험한 발언까지 서슴치않고 내뱉은 상태다. 영화 '변호인'에 대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되살리려는 시도를 한 영화다. '변호인'을 능가하는 히트작이 나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길 바란다"는 말을 했다. 충무로 상업영화를 겨냥해 "똥같은 상업영화 때문에 한 국가와 시대, 민족이 잘못된 집단최면에 빠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 동반참석한 전광훈 서울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변호인'이 천만관객을 동원하는건 나라가 망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폄하했다. 과격발언이 신경쓰였는지 서세원이 "좌익과 우익을 가르지 말자. '변호인'이 나쁘다는 말도 그만하자"며 수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 자리가 정상적인 영화홍보를 위해 개최된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수 있다.
서세원은 제작비에 대해서도 "이미 충분히 마련된 상태이며 나 역시 비용충당을 위해 집을 내놨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면서도 "3000만 후원자를 모집한다"고 말을 달리했다. 이어 "후원자 모집은 많은 국민들이 이 영화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하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허풍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외 영화제도 휩쓸려한다"며 현장에 참여한 노년층을 선동했다.
서세원의 이같은 발언 이후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혹시 노년층을 흔들어 제작비를 모으거나 또는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려는게 아니냐'며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막아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제작일정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종교단체가 주체가 돼 '시나리오 심포지움'이란 정체불명의 행사를 가진 것, 또 문제가 될만한 과격발언까지 서슴치않으며 홍보에 열을 올린건 분명 '영화' 외 다른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서세원이 영화 연출 경력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연출력과 작품성으로 좋은 평가를 들었던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해외영화제까지 휩쓸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얼토당토않은 일. 제작비가 충분히 마련된 상태라고 말하면서도 후원자를 모집한다는 말, 그리고 국내배우들까지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할리우드 톱배우를 캐스팅하겠다는 실현불가능한 발언을 한 것 등 모든 상황이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짐작을 하게 만든다. 이 행사에 노년층을 불러들여 선동적인 발언을 했다는 사실 역시 '불순한 의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서세원도 나름대로 영화계에서 경험을 쌓았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이런 말도 안되는 발언을 하며 사람들을 선동한건 '영화' 외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영화가 만들어질수가 없고 혹시 무명배우라도 써서 영화를 만든다고해도 배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