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등급조정이 시행된 이후 두 달여가 지났다. 이번 등급 조정은 승급자(53명) 보다는 강급자들의(81명) 비율이 높은 특징이다. 그래서 레벨이 강등된 선수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두 달 간의 경주 결과만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등급 조정 이후 지금까지 특별승급으로 원 위치로 돌아간 선수는 선발급의 오태걸, 정준기, 함동주, 곽충원 뿐이다. 우수급에서는 박성현이 유일하다. 기대가 모아졌던 81명의 강급 선수 중에서 단 다섯 명만이 강자의 본 모습을 되찾은 셈이다. 10여명 정도가 특별승급에 성공한 예년에 비해 확실히 적은 숫자다.
우수급에서는 조성래, 류군희, 문영윤, 김민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조성래의 경우 그랑프리에서도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저력을 갖춘 선수였다. 6연속 입상으로 특별승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강급 이후 현재까지 승률 33%에 그치고 있다. 김민균은 지난 1월 11일 6경주에서 우수급에서도 2진급으로 통하는 선수들을 만나 무난한 우승을 기대했지만 김일권, 신영극에 밀렸다. 당시 배당은 605.4배를 기록해 대박의 빌미를 제공했다.
강급 선수들의 부진은 선발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41명의 선수가 우수급에서 내려왔는데 현재 4명만이 특별승급에 성공했다. 기대를 모은 정준기, 정주상, 김유신, 윤창호, 하수용, 오태걸, 함창선 중 특별승급에 성공한 선수는 지난 주 대상 경주 결승에서 공동 우승한 정준기와 오태걸 뿐이다. 나머지는 기복이 심하다. 특히 윤창호, 하수용은 우승은 커녕 2순위도 한 번 기록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의 성적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한바퀴의 장학순 전문위원은 “선수들의 기량이 평준화되고 있는 만큼 인지도에 얽매이기 보다는 당일의 컨디션과 최근의 기세등을 꼼꼼히 따져가며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