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24·탬파베이)는 5일(한국시간) 열린 보스턴과의 시범경기에 교체 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지난 3일 미네소타전에서 1안타 1득점을 기록한 데 이어 연속안타와 첫 타점까지 신고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시범경기 타율은 0.400(5타수 2안타)이다.
2008년 미국 진출 후 처음 시범경기에 나섰던 2010년(타율 0.200)을 비롯해 2012년(타율 0.278)과 2013년(타율 0.176)보다 출발이 좋다. 하지만 탬파베이가 잠재적 경쟁자인 닉 프랭클린(23·시애틀) 영입을 준비 중이어서 그의 메이저리그 진입 기상도가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
◇탬파베이 NO.1 내야 유망주
이학주의 입지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말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선정한 팀내 유망주 순위에서 투수 제이크 오도리지(2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 1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가 실시한 유망주 평가에서도 리그 전체 84위로 분류됐고, 팀에서는 오도리지에 이어 다시 2위를 차지했다. '팀내 마이너리그 내야수 중 이학주의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이는 '빅리그 데뷔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학주는 이미 지난해 4월에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준 경험이 있다. 당시 마이너리그에서 경기 중 주자의 태클에 왼 무릎을 가격당하며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15경기에서 타율 0.422, 출루율 536, 1홈런 7타점 6도루를 기록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올 시즌 행보가 눈길을 모으는 이유다.
◇프랭클린 트레이드 변수
이학주의 빅리그 데뷔 시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는 '프랭클린 트레이드'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으로 시애틀 유니폼을 입은 프랭클린은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해 타율 0.225·12홈런·45타점을 기록한 리그 최고의 내야 유망주다. 하지만 올 시즌 FA(프리 에이전트) 야수 최대어 로빈슨 카노(32·전 뉴욕 양키스)가 시애틀에 영입되면서 보직(2루수)을 잃어버렸다.
시애틀은 이후 프랭클린을 트레이드 매물로 내놨다. 최근에는 시애틀이 구단 스카우트를 파견해 탬파베이의 젊은 투수들을 관찰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프랭클린의 탬파베이행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프랭클린은 탬파베이의 연고지나 다름없는 플로리다 출신이다.
프랭클린은 주포지션이 2루수여서 유격수인 이학주와 겹치지 않는다. 하지만 팀 전략에 따라 내야 포지션은 이동이 가능하다. 실제 프랭클린은 마이너리그에서 2루수(122경기)보다 유격수(261경기)로 더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2013시즌을 앞두고 mlb.com이 발표한 유격수 유망주 순위에서도 프랭클린이 6위, 이학주가 9위였다.
메이저리그 탬파베이에 키스톤 콤비인 벤 조브리스트(33·2루수)-유넬 에스코바(32·유격수)가 건재한 상황에서 또다른 잠재적 경쟁자가 등장하는 건 이학주에게 달갑지 않다. '2014시즌 빅리그 데뷔'라는 목표가 자칫 미뤄질 수 있는 요인이다.